'마약 양귀비 꽃길' 전문인력 없었다

입력 2016-06-26 19:17:07

기간제 근로자 모종 반·출입 관리…1만본 심어 회수한 건 3천800본

매일신문이 최초 단독 보도한 '안동시 마약 양귀비 꽃길 조성'(본지 21일 자 8면'24일 자 10면 보도)은 허술한 모종 관리 시스템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안동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안동시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한 누군가로부터 받은 양귀비 꼬투리(씨앗 주머니) 3개를 화초 재배장 A관리반장이 건네받아 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기존 꽃양귀비 씨앗과 섞어 1만 본의 양귀비 모종을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확인 결과 A씨는 기간제 근로자로, 누가 어떤 목적으로 씨앗을 줬는지조차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 씨앗 반입에서 모종을 만들기까지 전문 인력 대신 기간제 근로자들이 모든 일을 진행했고, 허술한 센터 운영 시스템상 이를 관리하고 책임질 공무원이 아예 없었던 것이다.

이 센터는 보통 안동시의 각 부처에서 꽃 모종을 요구하면 그 수량에 맞게 꽃을 재배해 출하한다. 이 과정에서 꽃의 수량이 부족하거나 넘쳐날 때 그 수량을 일일이 기록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이번 마약 양귀비도 얼마나 많은 수량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갔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서류상으로는 마약 양귀비 1만 본이 태화동 어가골 교차로와 안동병원 앞, 안동댐 일원 등 3곳에 심겨졌다고 하지만 경찰이 회수한 건 고작 3천844본이었다. 시는 냉해 등으로 일부가 얼어 죽었다고 해명하지만, 농업기술센터 인근 어린이집이나 일부 가정에도 이 마약 양귀비 모종이 심겨진 것으로 취재 결과 밝혀졌다. 또 안동시는 이번 마약 양귀비를 파종하고 모종을 만드는 데 재료'인건비 등 7천9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센터에 식물을 연구하는 전문직 연구원은 따로 없고 기간제 근로자들이 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모종 반'출입에 관한 지침은 따로 없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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