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 해라. 마이 무우따 아이가!" 2001년 800만 관객몰이를 했던 영화 '친구'에서 친구(유오성)의 지시로 후배 조직원에 의해 칼에 여러 번 찔린 동수(장동건)가 죽어가며 한 말이다.
이 말을 국민의 권리보다 당권과 대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치인, 끊이지 않는 각종 비리에 연루되어 있는 고위직 공무원, 불공정 거래와 그룹 내 일거리 주고받기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기업인에게 다시 해주고 싶다. 선거 기간에는 국민만 바라볼 것처럼 무릎도 꿇고 큰절도 잘하더니 그들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성완종 리스트'로 시끄럽던 정계가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방산, 군납 비리와 '정운호 게이트'라 불리는 법조계 비리 등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두 사람도 아니고 모두가 그런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왜 이러는 걸까?
그 답은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모두 자신의 '행복'을 추구한다.
단지 어떤 방법으로 추구하느냐가 문제이다. 삶의 목적이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하여 주변 사람들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거나 소수의 희생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서민이 보기에는 더 이상 올라갈 곳도, 더 많이 가질 필요도 없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끝없이 욕심을 내는 것을 보면 내가 꼭 '양심을 지켜야 하는가? 원칙을 지켜야 하는가? 순서를 지켜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얼마 전 '워커즈'라는 일본의 다큐멘터리 영화에 나왔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일본의 어느 관광객이 스페인의 아름답고 작은 어촌을 방문하였다. 그곳의 작은 어선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어부를 발견하고 참 게으르다고 생각했다. 관광객은 "당신은 왜 돈을 벌지 않고 자고 있느냐"고 하니 어부는 "나는 아침에 일을 하고 왔다"고 하였다. 관광객이 다시 "아직 시간이 많은데 일을 많이 해서 돈을 벌지 않고 뭐 하고 있느냐"고 하니 어부는 "돈을 많이 벌어서 뭐 하냐?"고 되물었다. 관광객은 "돈을 많이 벌면 여유로운 시간을 많이 보내고 배불리 먹을 수 있지 않느냐"고 하니 어부는 "나는 지금 충분히 돈을 벌었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당신이 방해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관광객은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자리를 떴다. 우리도 어부와 같이 이미 충분히 벌었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끝없이 높은 곳을 추구하는 주변에 이끌려 깨닫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는 6'25전쟁 이후 해외 원조를 받던 잿더미에서 고층 빌딩을 세우기까지 강력한 권력과 적당한 로비, 비자금 조성을 허용하였다. 그러나 그것이 습관이 되어 좀처럼 바꾸기 어렵게 되었다. 이제 어느 정도 정치적으로 민주화도 이루었고 경제적으로 선진국에 버금가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교육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이 되었음에도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건, 사고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가장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의식의 변화이고 그것은 교육을 통해 촉진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교육은 경쟁에서 승리하는 학생을 칭찬하고 국'영'수 잘하는 학생만 우등생이라 하며, 교육의 목적이 SKY대학 진학인 것처럼 여긴다. 봉사 우등생, 예술 우등생, 기술 우등생, 사회성 우등생, 어시스트 우등생, 게임 우등생, 기획 우등생 등 다양한 우등생을 양성하는 교육, 기발한 상상과 과제 해결을 위한 기획, 자발적인 체험과 활동을 높이 평가하는 교육이 된다면 피라미드의 정점을 추구하는 사회구조에서 자신이 서 있는 곳이 정점이 되는 사회구조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이제 보이지 않는 그들에게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고마 해라 마이 무우따 아이가! 이제 함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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