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결국, EU를 버렸다…브렉시트 찬성 51.89%

입력 2016-06-24 19:36:21

3.78%p 차이로 'EU 탈퇴' 결론…프랑스, 네덜란드 '도미노' 우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런던의 총리 관저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과에 책임을 지고 오는 10월 사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런던의 총리 관저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과에 책임을 지고 오는 10월 사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영국이 EU(유럽연합)를 떠나기로 했다. 영국은 24일 브렉시트(유럽연합탈퇴)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해 'EU 탈퇴'란 결론을 냈다. 이날 영국 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투표에서 '찬성 51.89%, 반대 48.11%로 EU 탈퇴를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유권자 4천650만 명 중 72.2%가 참가한 가운데 "영국이 EU 회원국으로 남아야 하는가? 아니면 EU를 떠나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1천741만 명이 EU 탈퇴를 선택한 것이다. EU 잔류를 선택한 국민은 1천614만 명이었다.

지난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3년 만이다. 영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이민을 억제하고 주권을 회복하는 것이 세계 경제보다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민의 브렉시트 결정으로 세계 경제가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유럽의 국제질서도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10% 가까이 하락한 파운드당 1.34달러까지 떨어졌다.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31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는 자금이 몰려 가치가 폭등했다. 엔화 가치 급등으로 아시아 증시도 크게 떨어지는 등 세계 금융시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EU의 분열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이 EU를 탈퇴한 만큼 더이상 'EU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EU 내에서 높아지고 있다. 이미 네덜란드와 프랑스 극우 정당에서도 EU 탈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한국유럽학회장을 지낸 이승근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국의 위치나 경제규모로 봤을 때 결국 잔류하지 않겠느냐는 '합리론'이 강했는데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EU 내에서 걸맞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꾸준히 나온 데다 이민문제 등이 맞물려 결국 브렉시트라는 예상외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경우 외국인 투자 비중(29%)이 높은 편이라 이 돈이 빠져나갈 경우 주식시장에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달러 강세로 인한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자본유출이 일어날 수도 있다. 다만, 실물경제가 받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 탈퇴까지 2년의 유예 기간이 있는 데다 영국에 대한 수출 비중(1.4%)이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한편 영국은 이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EU 이사회와 2년간 탈퇴 협상에 들어간다. 상품'서비스'자본'노동 이동의 자유는 물론 정치'국방'치안'국경 문제 등 EU 제반 규정을 놓고 새로운 관계를 협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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