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 탈퇴 선택 51.9% vs 48.1%…세계 금융시장 요동쳐

입력 2016-06-24 15:23:24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현실화하자 24일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24일 브뤼셀의 EU본부 앞에 설치된 진입금지 표지 뒤로 EU 깃발이 나부끼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현실화하자 24일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24일 브뤼셀의 EU본부 앞에 설치된 진입금지 표지 뒤로 EU 깃발이 나부끼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영국이 결국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를 선택했다. 세계 경제의 최대 이슈로 주목됐던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결과가 24일(현지시간) 'EU 탈퇴'로 최종 확정된 것이다. 1973년 EU의 전신인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한 이후 43년 만의 이탈이다.

세계 5위 경제대국인 영국의 EU 탈퇴로 글로벌 정치·경제 지형에 엄청난 소용돌이가 몰아칠 전망이다. 24일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31년래 최저로 떨어지고, 엔화가치는 폭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EU를 비롯한 각국은 브렉시트 상황에 대비한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역대 최고의 투표율…영국민의 선택은 브렉시트

23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한국시간 23일 오후 3시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 영국 전역에서 실시된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의 최종 개표결과는 탈퇴 51.9%, 잔류 48.1%로 집계됐다. '통제권을 되찾자'라는 EU 탈퇴 진영의 슬로건이 'EU 안에서 더 강한 영국'을 내건 EU 잔류 진영의 호소보다 더 많은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어낸 것이다.

브렉시트 최종 투표율은 영국의 등록 유권자 4천650만 명 가운데 72.2%가 표를 행사해 역대 최대 투표율을 경신했다.

투표 결과는 연령별 분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영국 인디펜던트 벤 라일리-스미스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힌 내용에 따르면 18~24세의 75%, 25~49세의 56%가 EU 잔류를 지지한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잔류 지지율은 39%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제 EU의 위상은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제 다른 회원국들의 '탈퇴 도미노'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기 때문이다.

영국도 큰 혼란을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EU 잔류'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니콜라 스터전 수반은 24일 브렉시트가 확정됨에 따라 스코틀랜드도 영국에서 독립을 추진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또 EU 잔류 진영을 이끌어온 캐머런 총리는 국론을 분열시킨 '책임론'으로 인해 상당한 사퇴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디언은 캐머론 총리가 "2019년 조기 사임을 하거나 오는 가을 영국 보수당 지도부 선출 당대회까지만 총리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금융 요동쳐…한국거래소, 시장운영 비상대책반 가동

[사진설명 :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24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브렉시트' 대응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브렉시트 부결을 예상했던 외환시장은 24일 대혼란의 모습을 보였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초반 개표부터 잔류와 탈퇴 양측의 초접전이 벌어졌다.

가장 빨리 개표가 시작된 영국령 지브롤터(시차 GMT-1)를 시작으로 총 382개 개표센터에서 지역별 개표 결과가 추가로 나올 때 마다 잔류와 탈퇴의 우위가 바뀌며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양상이 벌어지자 외환시장은 이에 따라 엎치락 뒤치락 주요 통화가치가 널뛰기를 했다.

브렉시트가 확실시 되자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쯤부터 급상승해 1,170원을 뚫고 뛰어올라 전날보다 29.7원 오른 1179.9원으로 마감됐다.

파운드화 역시 하락이 계속됐다. 'EU탈퇴'가 우세를 보이면서부터 하락을 시작한 파운드화는 이날 연고점을 기록한 뒤 폭락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역대 최대 변동폭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파운드화는 달러당 전일 대비 9% 이상 하락해 1985년 수준인 파운드당 1.3467달러까지 급락하고 있다.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엔화 환율은 위험 회피에 따른 엔화 매수가 급증하면서 한때 201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00엔대를 기록했다.

브렉시트 충격으로 24일 코스피는 장중 7%대로 폭락해 프로그램 매매호가가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으며, 1,900선이 무너기지도 했다.

이날 코스피는 62.47p(3.09%) 내린 1,925.24로 장이 마감됐으며, 코스닥은 32.36p(4.76%)내린 647.16으로 종료됐다.

한국거래소는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대응 체계를 유지해 시장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런 틈을 이용해 불건전거래 세력이 시장에 개입하는지도 면밀히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장기적 영향 크지 않아…곧 안정 찾을 것"

전문가들은 24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 대해 단기적으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브렉시트(Brexit) 여파는 주로 단기 금융시장에 집중되고 실물경기에 영향은 크지 않은 만큼 성장률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기조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EU 추가 탈퇴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은 계속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 영국 수출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실물 경기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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