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과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결 이후 미래 유망 직업에 대한 궁금증이 부쩍 커졌다. 로봇들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 탓이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인간의 감각이나 손길이 필요한 직업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중에 하나가 꽃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플로리스트(florist)다. 동네 꽃집 아줌마 말고~.
◆꽃으로 공감하다
동아백화점 수성점 인근 근린상가에 있는 '비숍플라워'(대구 수성구 범물동)에 들어서자 눈과 코가 동시에 행복해진다. 40여 종의 알록달록한 꽃과 나무로 꾸며져 있는 26.44㎡(약 8평)의 아담한 공간은 마치 지상낙원인 듯싶다. 특히 플로리스트인 박선미(39) 대표가 가장 좋아한다는 치자꽃 향기는 달콤하기 그지없다. 이해인 수녀가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란 시를 쓴 까닭을 조금은 알 듯했다.
첫눈에 보이는 일반 꽃집과의 차이점은 꽃들이 냉장고에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실온에서 아름다움을 뽐내는 신선한 꽃을 가까이에서 보고, 향기를 감상할 수 있다. 유럽 어느 조그만 도시 골목길에서 만날 것만 같은 풍경이다. 박 대표는 "꽃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현대인들이 꽃으로 마음의 위안을 느끼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주인이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냉장고를 가동하지 않고도 튼튼한 꽃들을 계속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2D디자인에서 4D디자인으로
박 대표는 6년째 플로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창업은 3년 전에 했고, 지금 자리에는 올봄 옮겨왔다. 10여 년 경력 시각편집 디자이너의 인생 2막이다. 박 대표는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에 꽃으로 힐링을 얻었던 게 직업으로까지 이어졌다"며 "남들에게 보여주기보다는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그런데 편집 디자이너와 플로리스트는 다른 소재를 다루면서도 일면 상통한다.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아닌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들어야 하고, 고객과의 소통으로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그 결과물이 제품보다는 작품으로 인정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공간이 2D에서 4D로 확장됐을 뿐이다.
플라워(Flower)와 아티스트(Artist), 혹은 꽃을 뜻하는 플로스(flos)와 전문가를 나타내는 접미사인 이스트(ist)의 합성어인 플로리스트는 그런 점에서 박 대표에게 딱 어울리는 직업이다.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편집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남다른 디자인 감각으로 꽃을 이용한 카드, 스티커 등을 직접 만들 뿐 아니라 세련된 포장까지 해낸다. 박 대표는 "꽃 자체의 다양한 특징을 이해하고 최대한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며 "그냥 '꽃 받고 싶어요'가 아닌 '비숍플라워 꽃 받고 싶어요'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취미반'전문가반도 운영
꽃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비숍플라워'에서 강의를 수강하면서 플로리스트로서의 꿈을 이룰 수도 있다. 손재주와 창의력, 색채감각 등 플로리스트에게 꼭 필요한 자질을 갖췄다면 금상첨화다. 매주 마지막 주 화'일요일에는 선착순 8명의 신청을 받아 '원데이 클래스'(참가비 8만원)를 연다. 취미반은 4주(주 1회'회당 7만원), 전문가반은 24주(회당 12만원) 과정으로 운영한다.
▶주소'연락처: 대구 수성구 범물동 1277-4번지. 053)783-1277. bega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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