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순(70'대구시 평리동) 씨는 "우리 세대들은 뜨거운 탕국물에 후루룩 한 그릇을 먹어야 여름을 난다"며 "어릴 적 고기 음식이 귀하던 시절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양을 하고 본격 농사 준비에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이런 복날의 향수 분위기와는 달리 20대 젊은 층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주인은 "달고 짜고 매운 자극적 음식에 길들여진 젊은 세대들이 삼계탕처럼 담백한 맛에 아직 친숙하지 않다"고 말하고 "다이어트나 칼로리를 따져가면서 먹는 20대들이 육류나 기름기 음식을 기피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세시 풍속인데 한 그릇 먹고 땀 쫙 빼줘야죠." vs "뱃살이 천근인데 보양식 꼭 챙겨 먹어야 하나요?"
전통 시대 선조들은 하절기를 세 번으로 나눠 잠깐씩 쉬어가는 삼복 절기를 만들었다. 여름나기의 통과의례처럼 돼 버린 보양식, 이런 전통적 여름 보양식 문화에 최근 이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고단백, 고열량 위주 여름 음식에서 벗어나 저칼로리, 저지방, 웰빙푸드로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달라진 여름 보양식 문화를 진단해 보았다.
◆"삼계탕 한 그릇 먹어줘야 더위 거뜬"
43년 만에 찾아왔다는 초여름 더위. 어느 해보다 수은주도 높고 기세도 강하다. 8월 늦더위도 길고 열대야도 예상되고 있어 유통 업체들은 벌써 '보양식 대전'에 들어갔다. 아직 복날을 3주쯤 앞둔 이번 주초, 대구시 중구의 한 삼계탕 집을 찾았다.
주인은 "벌써 예약 손님이 들어오기 시작한다"며 "예년보다 일주일쯤 일찍 성수기가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계모임 차 이곳에 왔다는 이복순(70'대구시 평리동) 씨는 "우리 세대들은 뜨거운 탕국물에 후루룩 한 그릇을 먹어야 여름을 난다"며 "어릴 적 고기 음식이 귀하던 시절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양을 하고 본격 농사 준비에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이런 복날의 향수 분위기와는 달리 20대 젊은 층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주인은 "달고 짜고 매운 자극적 음식에 길들여진 젊은 세대들이 삼계탕처럼 담백한 맛에 아직 친숙하지 않다"고 말하고 "다이어트나 칼로리를 따져가면서 먹는 20대들이 육류나 기름기 음식을 기피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젊은 층의 이런 성향과 달리 중장년층은 보양 문화에 아직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다. 언론에서 '보양음식 선호도 조사'를 할 때마다 삼계탕, 추어탕, 장어 같은 육류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고지방'단백질 NO" 웰빙푸드로
최근 접하게 되는 복날의 새로운 풍경 하나는 냉면집의 성황이다. 시원한 육수, 면을 후루룩 마시며 더위를 잊자는 '이한치열'(以寒治熱)의 대표적인 처방이다. 또 스승이나 웃분들을 찾아뵐 때 빠지지 않는 선물이 수박이다. 예부터 수박은 복날 육류나 탕 위주 조리 문화 속에서 음식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 왔다.
이런 '육식'채식 균형' 음식 조합이 젊은 층에 복날의 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사실 20대 젊은 층에 삼계탕이나 오리 백숙 같은 요리는 그다지 매력적인 음식이 아니다. 또 가장 더운 날 땀에 흠뻑 젖어 가면서 더운 음식을 먹는 이유에 대해 납득하기도 어렵다. 경북대 이지연(20) 씨는 "식당 메뉴의 상당수가 육류이고 집 냉장고 속에도 고기가 있는데 또 고기를 먹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차라리 친구들과 와인을 곁들인 스테이크를 먹는 것이 훨씬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가정주부 조정숙(52'대구시 시지) 씨는 "이제 보양식이 무조건 단백질 위주여야 한다는 편견서 벗어나 부족한 것을 채워 주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고 "요즘은 여름을 나는 음식으로 채식이나 선식, 해조류, 사찰 음식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박수현 "카톡 검열이 국민 겁박? 음주단속은 일상생활 검열인가"
'카톡 검열' 논란 일파만파…학자들도 일제히 질타
이재명 "가짜뉴스 유포하다 문제 제기하니 반격…민주주의의 적"
"나훈아 78세, 비열한 노인"…문화평론가 김갑수, 작심 비판
판사 출신 주호영 국회부의장 "원칙은 무조건 불구속 수사…강제 수사 당장 접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