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009년 6회 걸쳐 "실효성 없다"…7가지 확장 방법 모두 경제성 떨어져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과 국토교통부는 21일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영남권 시도나 전문가들은 이미 과거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다시 꺼내 든 이유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 "김해공항 확장이 최선"
장 마리 슈발리에 ADPi 수석엔지니어는 이날 "4개의 경우를 적용한 결과 김해공항 확장 방안이 최저 818점에서 최대 832점으로 600~700점대인 밀양과 가덕도 신공항 시나리오보다 앞섰다"고 설명했다.
또한 "접근성은 물론 운영상의 용이성, 환경적'정치적 영향을 고려할 때 최종적으로 건설비용 때문에 가덕도는 자연적인 공항의 입지로 적합하지 않고 접근성도 문제가 된다"면서 "밀양도 접근가능성의 지형적인 문제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미 불가 판정받은 7가지 방안
하지만 김해공항 확장안은 과거 국토부의 검토를 거쳐 경제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된 방안이다. 국토부와 부산시 등은 2002~2009년 6차례에 걸쳐 김해공항 확장 방안 용역을 진행했지만 모두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확장 방법은 모두 7가지가 검토됐다.
그중 첫 번째 안이 기존 활주로를 남쪽으로 1㎞가량 연장하는 안이었다. 북쪽에 있는 산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남해고속도로를 지하화해야 하고, 또 소음피해 지역이 확대된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2~5번째 안은 교차활주로를 건설하는 방안이었다. 북쪽 장애물을 피해 활주로의 방향을 좌우로 틀어 신설하는 것이다. 이는 군 시설 이전과 소음피해 지역 확대, 대형 항공기 이착륙 불가라는 한계에 부닥친다. 용지 매입비와 이주비가 들어간다는 단점도 있었다.
6번째 안으로 검토된 것이 김해공항과 낙동강 사이에 활주로를 신설하는 것이었다. 장애물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동북쪽 공역이 겹치고 북쪽에서 진입하는 항공기의 정밀진입 절차를 수립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마지막으로 맥도강 건너편 대저2동 쪽에 활주로를 신설하는 안도 있었다. 이 역시 남해고속도로 지하화와 맥도강 복개, 소음피해 확대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무엇보다 에코델타시티라는 신도시가 조성되는 지역이어서 소음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단점이 컸다.
◆경제성과 안전성에 문제
김해공항 확장의 이유로 든 경제성을 따져봐도 문제가 있다. 지난 2009년 국토부가 김해공항의 기능유지 활용 방안을 검토한 결과 4조4천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ADPi의 발표에 따르더라도 김해공항 확장은 신공항 건설보다 1조원가량만 절약할 뿐이다.
이는 정부가 향후 공항에 투자할 비용과 비교하면 많이 드는 편이 아니다. 최근 발표된 국토부의 5차 공항개발 중장기(2016~2020년) 종합계획을 보면, 5년 동안 기존 공항의 시설을 확충하고 유지'보수하는 데 7조6천400억원이 투입된다. 이는 신공항 하나를 새로 짓고도 남는 돈이다.
더불어 김해공항 수용능력을 늘리더라도 연간 3만4천 회를 사용하는 공군이 이전하지 않으면 조기 포화(2030년대 후반)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안전성 문제도 여전하다. 현재 김해공항에는 항공법 기준을 적용한 장애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신어산은 해발 650m 중 451m가 장애 높이이고, 돗대산은 380m 중 260m, 금동산은 400m 중 36m 등이 항공기 안전을 위협한다.
전문가들은 "과거에 충분한 연구검토를 거쳐 김해공항 확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결론이 났고, 이를 바탕으로 신공항 용역이 진행됐다"면서 "엉뚱하게도 시작부터 배제됐던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최선이라고 내놓은 것은 이번 용역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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