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경쟁 과열 땐 무산 우려" 대통령 연고 믿고 무사안일…사생결단 부산 정치권과 대조
대구경북(TK)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영남권 신공항 입지를 결정하는 주관부처에도 TK 출신 관료들이 즐비하지만 TK지역민들은 '신공항 백지화'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동안 대구경북 정치인들은 신공항 유치경쟁이 과열될 경우 자칫 영남권 신공항 건설이 다시 무산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서 있었다. 이 같은 접근의 배경에는 '객관성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입지가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기대가 있었다. '너무 나대다가 산통까지 깰 수 있다'는 계산도 한몫했다.
실제로 지난주까지만 해도 TK 국회의원들은 '대통령을 믿고 조용히 기다리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지역 정치인들은 영남권 신공항 입지결정 과정에서 이심전심을 기대했을 뿐 실제로 한 일은 없다. 심지어 일부 국회의원들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모든 정치적 입김을 배제하고 객관적인 평가에 맡기자"고 주장하며 사생결단식으로 덤비는 부산 정치권과는 대조적이었다.
대구출신의 새누리당 관계자는 "지역 출신의 대통령이 건재하고 정부 각 부처에 대구경북의 이해에 공감하는 관료들이 충분한 상황에서 신공항 백지화 결정은 대구경북의 정치력 부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른바 '진박' 국회의원이 대다수인 지역정치권이 그동안 신공항 유치를 위해 청와대와의 소통도 없었고 '지역민의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선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진언을 하지도 못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공항 입지결정과정에서 TK 정치인들의 행태는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는 형국이었다"며 "새누리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TK 시도민들이 향후 선거에서 여당 정치인을 어떻게 다룰지 걱정이 태산이다"고 우려했다.
대구 한 기업인은 "신공항 유치과정에서 TK 정치인들의 능력과 의지를 적나라하게 봤다. 말로만 지역을 위한다고 떠드는 정치인들은 다음 선거에서 냉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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