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어린이 사진전 60돌 회고전] <42회> 금상 김학수 작 '군침'(1998년)

입력 2016-06-21 18:53:06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42회 금상 김학수 작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42회 금상 김학수 작 '군침'(1998년)

요즘 유행하는 신조어 가운데 '혼밥'이 혼자 먹는 밥이라면, '집밥'은 집에서 먹는 밥이다. 그보다 더 유명한 말이 '먹방'이다.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TV를 틀면 온통 먹방 천지다. 처음에는 아프리카TV 같은 인터넷 방송에서 주로 시도가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공중파나 종편 가릴 것 없이 앞을 다투어 편성하고 있다.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 tvN의 '삼시세끼'나 '집밥 백선생' 등이 대표적인 인기 먹방 프로다.

얼마 전 한 일간지가 여러 외신을 인용, 한국의 먹방 열풍에 대해 보도했다. 그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것이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다. 이코노미스트는 '푸드 쇼 열풍'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남성들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집밥 백선생'에서 김치찌개 조리 방법을 소개한 다음부터 쉽게 부엌으로 달려간다"고 전했다.

또한 이 잡지는 유독 한국에서 먹방이 인기 있는 이유에 대해, 오랜 경기 침체로 인해 한국인들에게 널리 깔려 있는 불안감 때문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우아하게 요리를 즐길 시간이 없으니, 실제 요리보다는 재미에 치중하고 있는 먹방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한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다이어트 중인 여성 시청자들도 대리만족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래서 결국 먹방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친구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먹방 열풍 뒤에 이런 씁쓸한 이유가 있다니 놀랍다.

사실 서양 사람들은 식사 시간이 길다. 삶의 질을 중히 여기는 프랑스인들의 식사 시간은 특히 길다. '오르되브르' 즉 전채(前菜)부터 정성을 들인다. '디저트' 즉 후식(後食)은 또 어떤가. 과일과 케이크, 치즈, 아이스크림에 포도주까지 끝도 없다. 그런 것을 보면 한국인들은 먹기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먹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제 우리도 먹방을 보며 군침이나 흘리는 국민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요리를 즐길 줄 아는 민족이 되었으면 한다. 누가 뭐래도 우리는 대장금의 후예들이 아닌가.

◇ 1998년 小史

▷지리산 집중호우=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지리산 인근에 집중호우가 내렸다. 경남 산청에 203㎜가 내렸고, 순천에서는 1시간에 145㎜가 내렸다. 이 호우로 64명이 사망하고 27명이 실종됐다. 1천442억원의 재산피해도 냈다. 경기북부에도 집중호우가 내려 57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됐다.

▷소떼 방북, 금강산 관광=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6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소떼 1천1마리를 이끌고 판문점을 넘어 북한을 방문했다.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은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를 트는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박세리 그린 여왕 등극=프로 골퍼 박세리가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IMF 구제 금융시대에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그녀의 우승은 청량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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