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신문화의 핵심 지역은 영남권
대구경북은 지역 이기보다 대의 존중
영·충·호 지역에서 접근 탁월한 밀양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4개 시'도에서 밀렸다. 이 가운데 호남 3도에서는 완전 열세를, 서울에서는 접전열세였다. 박근혜(이하 존칭 생략)의 호남 득표율은 처참했다. 광주(8%) 전남(10%) 전북(13%)에서 야당 후보에게 무려 250만6천281표나 뒤졌다. 서울(48%)에서도 20만2천628표나 적었다. 4곳의 표차는 270만8천909표였다. 치명적이었다. 중상(重傷)을 입은 박근혜를 지역 유권자들이 지켜줬다. 대구경북은 80% 내외 투표'지지율로 264만2천953표를 보냈다. 호남 3도와 서울 열세를 단박에 희석시키며, 비교 우세를 보인 12개 시도의 표를 더해 최종 '100만 표 차'로 당선됐다.
수권의 꿈을 놓쳐버린 야권의 아쉬움은 대선 이후 43개월간 조금도 희석되지 않고 그대로 저류(底流)에 흐르고 있다. "50만 표만 더 얻었으면 이길 수 있었는데…"라는 표 계산에 미련이 남은 야권은 4'13 총선 직전까지만 해도 여성 대통령에 대한 비하를 예사로 했다. 공천 파동에 따라 여소야대의 3당 체제로 전환됐음에도 대통령 지지율은 현재 37%대를 기록하고 있다.
야권 유력 대권 주자(走者)인 문재인 전 의원은 재도전 채비를 하면서 '잃어버린 꿈'을 이뤄줄 '50만 표'를 더 얻기 위해서 정치적 금도를 넘어서는 행동도 불사하며 분란을 부추기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신공항 입지 선정을 둘러싼 영남권 갈라치기이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국가 백년대계인 신공항 국책사업을 국익 차원이 아니라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술책으로 활용하는 것은 대한민국 지도자답지 않다고 비판했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에서 외면당한 뒤, 영남권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전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뛰어드는 것으로 인해 잃을 게 없다는 단견(短見)의 오류에 빠졌을 수 있다. 지난 대선 때 부산에서 '딱 50만 표'를 뒤져서 대권을 놓쳤으니만큼 그를 만회하기 위해 국책사업에 정치적인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대의를 망각했다. 설령 신공항이 밀양으로 가더라도 입지 선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낙선 시 민란'까지 입에 올리는 부산 민심을 건드려서 여권 텃밭인 부산의 분열을 이끌어내면 그만큼 더 대권 승산은 높아진다고 분석했을 수도 있다.
글쎄. 표가 부산에만 있나?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어떤 수준인데, 그 안목을 무시하나. 대권 잠룡들의 일거수일투족은 이미 유권자들의 저인망식 그물에 다 걸리고 있다. 누가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대통령감인지 '묵언 관찰' 중이다. 지역이기(地域利己)에 사로잡힌 잠룡은 많다. 그들은 물룡으로 삶을 마칠지언정, 결코 여의주를 물지는 못한다.
대권 주자도 아닌 서병수 부산시장도 문제적 남자이다. 부산시장이 무슨 권한으로 가덕도 예산 절반을 대구공항 이전에 쓰자는 황당무계한 발상을 들고 국회로 정부로 뛰어다니는지 모르겠다. 대구공항은 대구에서 알아서 한다. 부산시장이 감 놔라 배 놔라 해선 안 된다.
밀양 신공항은 비(非)부산 4개 광역시도(경남'울산'경북'대구)가 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TK 대 PK 대결로 잘못 알고 있는 수도권 언론들이 매도하는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 우리 지역에 와달라) 현상이 아니다. 영남은 물론 호남, 때로는 충청까지 포함한 남부권의 재도약과 제2 관문공항의 최적지가 경남 밀양이기에 대구 밀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고, 정당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예로부터 한국 정신문화를 이끈 핵심은 영남이고, 그중에서도 작은 이익에 흔들리지 않는 대구경북을 한국 정신의 창(窓)으로 여긴다. 정부는 특정 지역 여론이 사납다고 해서, 혹은 수도권의 재 뿌리기에 흔들리지 말고 정당하게 국책사업의 적지를 정하라. 불편부당한 정책 결정만이 정권 재창출의 밑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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