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밟은 동료 구하러 갔다 또 "꽝"…이종명 의원 지뢰 사고 나던 날

입력 2016-06-17 18:00:36

2000년 6월 27일,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 이날은 당시 육군 1사단 전진부대 수색대대장(중령)이던 이종명 국회의원이 후임 수색대대장에게 임무 인수인계를 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굳이 가지 않아도 되지만 그는 마지막까지 현장점검을 하겠다며 수색작전에 따라나섰다.

작전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 때였다. 갑자기 '꽝' 하는 폭발음이 들려왔다. 후임 수색대대장이 지뢰를 밟은 것. "후임 대대장의 두 다리가 날아갔어요. 옆에 있던 중대장은 파편에 관통상을 입었지요." 앞서 가던 이 의원은 부하들에게 "사방이 온통 지뢰밭이다. 이곳은 내가 가장 잘 안다. 혼자 가서 구해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왔던 길을 돌아갔다. 쪼그려 앉아 후임 대대장을 향해 가려던 순간 또다시 지뢰가 터졌다. 그 역시 두 다리를 잃었다.

"후임 대대장 사고 직후 소대장과 병사들에게 상황보고, 긴급 헬기 요청, 적 감시 등을 지시하고 혼자 들어갔는데 지뢰를 밟았지요. 그때 멀리서 병사들이 달려오는 게 보였어요. 더 큰 참사를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지요." 이 의원은 "위험하니 혼자 기어나가겠다"고 외치며 지뢰지대 15m를 포복으로 빠져나왔다. 그는 "지금도 부하가 아니라 내가 부상을 당한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목숨을 걸고 동료를 구하러 지뢰밭에 들어간 이 의원에게 군은 복무 중 신체장애를 입은 현역군인이 원하면 계속 복무할 수 있도록 국방부령을 바꿨다. 2년 넘는 재활치료를 받은 그는 2002년 유공 신체장애 군인으로 현역 복무가 결정됐다. 육군대학(현 합동군사대학) 작전술 교관으로 군에 복귀한 이 의원은 2004년 9월 대령으로 진급했다. 상이군인 최초 진급 사례다.

지난해 9월 37년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대령으로 예편했고, 그해 국군의날에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이 의원은 대표 전역사에서 "지난 37년간 발전하는 조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동참해 작은 힘을 보탰다는 자부심을 느낀다"며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달려오는 예비전력이자 육군 홍보대사로 힘을 더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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