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차 산업혁명과 소재부품 산업

입력 2016-06-15 19:17:36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로봇,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터, 스마트카 등 첨단 기술이 기존 제조업과 융합해 생산력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의 산업지형은 물론 생활방식 등에 있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은 계속되고 있는 글로벌 저성장 기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면서 세계 각국이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5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하고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분야 등에서 규제를 철폐하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될 제품에도 소재'부품산업은 여전히 중요하다. 로봇은 수많은 첨단 부품과 소재 기술로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인체 조직과 유사한 고분자 재료가 사용된 로봇이 개발되고 있으며, 사물인터넷의 핵심 부품인 센서는 소재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3D 프린터에서 자동차 부품 등 금속 소재를 활용한 제품의 대량 출력이 가능해진다면 이 분야에서 제조업 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3D 프린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손꼽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핵심 소재'부품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가와 기업이 결국 승자가 되는 구도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소재'부품산업이 블루오션이라는 사실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어려운 수출 여건 속에서도 우리의 소재'부품 무역수지가 2년 연속 1천억달러를 초과 달성하고 수출 비중은 사상 최초로 50%를 넘어섰다. 그동안 우리 소재'부품산업은 자동차'조선'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완제품의 경쟁력을 뒷받침해왔다.

국내 소재'부품산업은 경제성장과 수출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기술보다는 가격경쟁력에 의존하고 있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전략으로는 소재 선진국인 일본과 신흥 소재부품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사이에 낀 '넛 크래커'(nut-cracker) 처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소재'부품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0년부터 소재'부품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소재'부품산업 발전전략을 수립해 추진해왔다.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기초연구'소재기술 발전방안 보고회' 겸 제27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주재하면서 "기초연구 및 소재기술 분야는 우리나라가 그간의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해 가기 위한 창조경제 시대의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정부는 올해 '제4차 소재'부품 발전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우리 소재'부품산업의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미래 유망시장 선점을 위해 타이타늄, 탄소소재 등 첨단신소재에 대한 기술개발을 집중 지원하고, 4차 산업혁명의 중요 요소이자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공정'제조기술 혁신을 촉진함으로써 우리 소재'부품 전문 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정비할 것이다. 또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의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세계시장 진출을 촉진하는 제도적 지원체계도 갖출 것이며, 소재'부품기업과 수요기업 간, 이(異)업종 간 얼라이언스(alliance)가 우리 소재'부품산업에서 꽃피울 수 있는 틀도 갖추어 나갈 계획이다. 우리의 소재'부품산업이 제조업 혁신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 창조경제 구현의 동력으로 힘차게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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