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마요미' 별명 감사…의도한 것 아냐"

입력 2016-06-14 07:57:35

한국에서 배우 마동석과 같이 몸이 캐릭터인 배우가 또 있을까. 그는 넓은 어깨와 두꺼운 팔뚝만으로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팔할'을 보여준다.

'이웃사람'(2012)에서 살인마를 호쾌하게 두들겨패는 동네 깡패 역이나 '함정'(2015)에서 호의를 베풀다가 섬뜩한 살인마로 변하는 식당 주인 역을 연기할 때 그가 내뿜는 강함은 그의 우락부락한 신체가 뒷받침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다.

그의 몸은 간혹 정반대로 활용되기도 한다. 건장한 외모와는 동떨어진 소심한 성격처럼 외면과 내면의 불일치에 기반한 웃음을 노리는 장치로도 쓰인다.

'결혼전야'(2013)에서 나이 어린 우크라이나 여자와 국제결혼하는 꽃집 노총각 건호가 그런 역이었다면, 이번 '굿바이 싱글'의 평구 역은 그 확장판이다.

마동석은 13일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맡은 배역과 영화에 얽힌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굿바이 싱글'에서 왕년의 톱스타 주연(김혜수)의 스타일리스트이면서 주연이 치는 사고를 뒷수습하는 20년 지기 친구 평구를 연기했다.

우선 그는 평구의 외양을 갖추는 것이 "특수분장이나 다름없는 난이도"였다고 호소했다. 직업이 스타일리스트인지라 여러 벌의 옷을 입고 안경까지 껴야 했다.

마동석은 "액션이 많은 영화에서는 같은 옷을 여러 벌 준비해서 입은 적이 있지만, 이번 영화에서처럼 24벌이나 입은 것은 처음"이라며 "평상시 발이 시리지 않은 계절에는 슬리퍼 아니면 운동화를 신고 편하게 운동복 차림으로 다니는 저로서는 상당히 어색했다"고 말했다.

마동석의 평구는 엄마처럼 잔소리하며 주연을 돌봐주는 반전 연기를 선보인다.

때에 따라 화를 낼 때에도 있지만, 그 강도나 톤은 전작과 다르게 귀엽고 따뜻하다.

그는 "평구란 캐릭터에 맞게 주연을 달래고 화도 내야 했다. 평상시대로 화를 내면 '이웃사람'이 된다"고 웃었다.

그는 '이웃사람'의 동네 깡패와는 다른 평구 역을 어떻게 연기 했느냐는 질문에 영화의 톤과 캐릭터를 따져보고 연기의 수위를 조절했다고 답했다.

"우선 영화의 톤을 먼저 본다. 너무 튀면 안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캐릭터다.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뭘 건넸을 때 어떻게 받을지도 사람마다 다르다. 평구는 사실 주연을 좋아하는 마음에 화를 내더라도 애정 어린 화를 내는 것이어서 그런 부분을 담아내려 했다."

영화에서 아쉬운 부분은 평구와 주연이 20년 지기의 끈끈한 사이로 나오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는 장면이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주연이 수많은 문제를 야기함에도 평구가 왜 그 곁을 끝까지 지키는지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마동석은 이에 대해 "두 시간 안에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부연설명이 많이 들어갈 수가 없지 않나. 드라마라면 개개인의 에피소드나 과거사 장면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험상궂은 인상과 달리 '마요미'(마동석+귀요미) 또는 '마블리'(마동석+러블리)란 별명으로 불린다.

마동석은 "저한테 관심을 보여주시는 것이라 감사하다"며 "예전에는 별명이 고릴라였는데 지금은 좀 더 업그레이드 됐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런 별명을 만들려고 전략적으로 기획한 것은 아니다. 어쩌나 생겨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도전한 것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일부러 '센 이미지'의 전환을 꾀하려는 시도는 아니라고 했다.

마동석은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있어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역할을 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깡패도 하고 형사도 하고 말랑말랑한 배역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기자로서의 그의 목표는 "오래 연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목표가 간단치가 않다. 그가 보기에는 "발전이 없으면 연기를 오래 못하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발전은 연기자로서의 두 가지 유형을 모두 갖추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팔색조처럼 여러 배역을 잘 소화해내는 유형이 한편에 있다면 다른 한편에는 성룡처럼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화된 연기를 보여주는 유형이 있다.

마동석은 "두 가지 다 필요한 것 같다"며 연기 욕심을 전혀 감추려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