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갈등 내몰린 신공항, 정치인 나서지 마라" 권시장·김지사 엄중한 경고

입력 2016-06-10 20:08:39

"비전문가인 정치인이 왈가왈부 국가적으로 큰 불행 초래할 것"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경남지사가 여야 정치권의 영남권 신공항 정치 쟁점화에 대해 날 선 목소리를 한꺼번에 냈다.

이들 단체장들은 10일 영남권 5개 시도 합의에 따라 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해 정치적 행동을 하지 않기로 약속을 했지만 부산이 '가덕 신공항 아니면 불복'을 주장하고 부산 출신 일부 여야 의원들이 이에 동조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영남권 신공항은 영남 발전의 사활이 걸린 마지막 보루"라며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인은 나쁜 정치인이고 신공항 문제에 손을 떼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이날 기자회견까지 열어 일부 정치권의 행태를 비난했다.

김 지사는 "아직 용역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비전문가인 정치인들이 신공항을 좌지우지하는 일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불행을 초래할 것"이라며 "특정 지역 특정 인사들이 노골적으로 신공항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는 국가 백년대계인 국책사업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고 갈 뿐"이라고 경고했다.

또 "신공항이 정치공항이 돼서는 안 된다. 신공항 입지는 원칙과 공정한 절차에 입각해 선정돼야 한다"며 "정부를 믿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영남권 5개 시도의 합의정신이 존중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영남권 신공항의 정치 쟁점화를 우려해 말을 아끼던 권 시장과 김 지사가 이례적으로 정치권을 향해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부산 여야 정치권을 향해 연일 포문을 열었다.

홍 지사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 정치권 일부와 더불어민주당까지 가세해 용역결과에 미리 시빗거리를 만드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며 "용역결과가 발표되면 전문가들과 언론에서 과연 그 결과가 공정했는지 철저하게 검증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나는 후보지인 밀양을 관할하는 경남지사이지만 밀양이 꼭 되어야 한다고 단 한 번도 주장한 적이 없고 선거공약도 한 일이 없다"며 "비전문가인 일부 정치인들이 가만히 있다가 발표가 임박해 면피용으로 부산시민들을 오도하고 선동하는 것은 옹졸하고 저급한 정치행태"라고 비판했다.

한편, 부산 여야 정치권은 경쟁적으로 영남권 신공항 정치 쟁점화에 나서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신공항 밀양 확정 시 불공정 용역 결과 불복' 주장에 이어 9일에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덕을 방문해 '공정한 용역이 된다면 가덕도가 입지가 될 것'이라며 정치 쟁점화에 불을 지피는 발언을 했다. 또 새누리당 부산시당 소속 일부 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 부산 출신 의원들은 연일 정부가 불공정한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과가 왜곡되고 있다며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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