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당 실속 챙긴 더민주, 野 막을 방패 쥔 새누리

입력 2016-06-08 20:46:08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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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오후 국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의장단 구성을 두고 여야 간 샅바싸움이 치열했던 제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됐다.

정치권에선 여야가 반드시 필요한 상임위원회를 나눠 가지는 황금분할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장을 차지하며 달라진 위상을 확인했다.

정부 견제에 필요한 핵심 상임위원회도 확보했다. 핵심 지지층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훈수를 둘 수 있게 됐다.

더민주가 이번 원 구성 협상에서 거둔 가장 큰 수확은 국회의장직이다. 본회의 의사봉 관할권을 확보함에 따라 더민주는 입법부에서 확고부동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을 최종 관문인 본회의에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을 제1야당이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에서 여당이 되면 행정부에 꼭 필요한 법안의 직권상정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접수해 정부의 살림살이를 쥐락펴락할 수 있게 됐다. 예산안 본회의 자동상정 규정이 신설돼 예전만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예결위는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핵심 상임위다. 또 보건복지위원장과 외교통일위원장을 차지함에 따라 그동안 당 정체성의 상징이었던 복지와 통일 정책에도 정책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실속도 단단히 챙겼다. 지역구에 생색을 낼 수 있는 소관 부처와 관련 사회간접자본(도로'항만'철도 등) 예산이 많아 가장 알짜 상임위로 통하는 국토교통위원장을 확보했다. 농어촌지역에 인심을 쓸 수 있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까지 거머쥐며 호남에서 국민의당과의 일전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더민주 관계자는 "야당으로서 차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웬만큼 챙겼다. 여당이 꼭 필요하다는 상임위를 제외했더니 의외로 쉽게 상임위를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상임위를 확보했다. 본회의로 가기 전 모든 법안이 반드시 거쳐야 해 사실상 '상원'으로 통하는 법제사법위원장을 확보해 만에 하나 향후 대선에서 야당이 되더라도 정부를 견제할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다.

국회 사무처와 청와대를 소관 부처로 두고 있는 운영위원장을 차지해 집권 후반기 청와대로 향할 야당의 예봉을 차단했다.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경제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거시경제를 총괄하는 기획재정위원회와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정무위원회도 놓치지 않았다. 이 밖에 언론(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정보기관(정보위원회), 경찰(안전행정위원회)을 소관 부처로 하는 상임위를 모두 챙기며 여당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총선 참패에 따라 내줘야 하는 상임위가 많아져 곤혹스럽다"며 "구체적으로 겪게 될 고충은 국회 운영 과정에서 더 많이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당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와 산업통상자원위 등 노른자 상임위 2곳을 확보했다. 특히 교문위는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가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사교육 혁파를 실천할 상임위로 기대되고 산자위는 예산이 풍부하고 공단 유치 등 지역구 숙원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소관부처가 많아 국토위와 함께 노른자 상임위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원 구성 협상 초기부터 상임위 2곳을 요구했었는데 거대 양당이 국민의당 위상에 걸맞은 상임위를 배정해 준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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