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학생부 무단 조작, 대구 동구 고교에서 발생

입력 2016-06-08 20:53:54

동료교사 인증서 불법 복사 후 동아리 학생 30명 기록 문구 수정

대구 모 고등학교 교사가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를 무단으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8일 대구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대구 동구의 모 고등학교 A(34) 교사는 지난해 자신이 지도한 동아리 학생들의 학생부를 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말 해당 학교가 A교사의 비리 행위를 자체적으로 인지, 교육청에 보고하면서 드러났다. 이에 교육청은 지난 2~7일에 걸쳐 특별감사반을 투입, 해당 학교의 2014~2015학년도 전체 학생에 대한 학생부 관리 실태를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A교사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1년간 자신이 담당하는 동아리 학생 105명 중 30명에 대해 모두 39차례에 걸쳐 수정 권한 없이 학생부 문구를 무단으로 정정, 입력했다. A교사는 평소 친분이 있는 동료교사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인증서를 불법 복사했다. 이를 통해 학생부 '창의적체험활동 상황' 부분의 4개 영역(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중 자율활동, 진로활동 영역 등의 문구를 수정했다.

다만 학생부에 포함된 '교과 성적' 영역의 경우 시스템상 불법으로 복사한 인증서로는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교과성적에는 접근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A교사는 동아리 교사가 학생부에 작성할 수 있는 학생에 대한 기록 내용이 제한적이라고 판단, 학생들을 위한 마음에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최근 대입전형의 변화에 따라 학생부 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만큼 해당 학교 법인에 엄중한 문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A교사에 대해 형사고발 및 직위해제 조치하는 한편 해당 학교 법인에 대해서는 학교장의 보직 사임을 요구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A교사의 행위와 유사한 사례가 다른 학교에도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의뢰해 교직원의 인증서 관리 실태를 확인하기로 했다"며 "일반고의 학생부 관리 실태에 대한 세부 조사를 실시해 유사한 사안이 발견되면 엄중하게 문책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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