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되고 싶진 않아요. 팬이나 동료 선수들이 오래도록 기억해주는 선수가 되는 게 꿈이죠."
지난 5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챔피언 박성원(23'금성침대)은 약 40여 년 역사의 KLPGA 투어에서 가장 극적인 '무명 반란'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예선전을 거쳐 출전권을 딴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박성원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 대회에 우승하기 전까지는 철저한 무명 선수였다. 박성원은 작년에 1부 투어를 밟았다. 시드전 45위로 간신히 시드권을 땄다.
루키 시즌은 그러나 실망의 연속이었다. 25차례 대회에서 톱 10은 한 번뿐이었고 벌어들인 상금은 3천134만원으로 상금순위 91위에 머물렀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도 원래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예선전을 치러 출전권을 땄다. 16명을 뽑는 예선전에서 11등으로 합격했으니 그나마도 아슬아슬했다.
이런 선수가 첫날 공동 4위(57타), 둘째 날 2위(69타) 등 선두권을 달린 끝에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64타라는 데일리베스트 샷을 때려 우승을 차지하자 신데렐라 탄생 신화가 따로 없다며 난리가 났다.
그는 작년에 딱 세 번 60대 타수를 쳐봤을 뿐이고 올해는 한 차례도 60대 타수를 친 적이 없었다.
꿈같은 우승을 차지한 지 사흘이 흐른 8일 인터뷰에서 박성원은 "아직도 벙벙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우승했다는 사실은 이제 현실이라는 게 분명하다는 느낌이지만 감격과 기쁨은 아직 충분히 느끼지 못했노라고 그는 털어놨다.
박성원은 "마음가짐을 바꿨더니 샷이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박성원은 "잘해야지 하는 생각하면 더 안 되더라. 이번 대회부터 생각을 바꿨다. 샷이든 성적이든 지나간 건 마음에 담아두지 말자고 작심했다"고 설명했다.
박성원은 10일부터 제주 엘리시안 골프장에서 열리는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역시 대기 순번이었지만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우승에 따른 시드권 확보로 신분이 달라졌다. 게다가 그는 이번 대회에서 1, 2라운드를 상금랭킹 1위 박성현(23'넵스), 상금랭킹 2위 장수연(22'롯데)과 함께 치른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우승을 도운 일등공신 캐디 허남준(45) 씨가 이번에도 박성원의 백을 멘다.
박성원은 골프 명문 함평고 출신이다. 골프를 좋아하는 아버지와 외삼촌이 키도 크고 체격이 좋으니 골프를 배워보라고 권해 초등학교 6학년 때 골프채를 잡았고 본격적으로 선수로 나선 것은 중학생이 된 뒤부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이미향(23'KB금융)이 함평고 동기생이고 장수연,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1년 후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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