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염색산단 악취 공해, 근본 대책 마련 서둘러라

입력 2016-06-07 20:37:06

대구염색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악취 문제가 심각하다. 염색산단과 인접한 서구 비산 7동, 평리 6동의 피해가 가장 커 이곳 1만여 가구, 2만여 명의 주민은 거의 매일 악취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관할 구청에 접수된 민원만 월평균 250여 건에 이를 정도다. 날씨가 궂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 저녁 시간이면 악취가 더욱 심해져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 자정을 넘긴 심야 시간에도 공장을 가동하면서 냄새 때문에 잠을 설칠 정도다. 관할 구청에 민원을 넣어도 며칠뿐이라는 게 피해 주민의 하소연이다.

1980년 조성된 염색산단은 대구 도심의 대표적인 노후 산단이다. 현재 130여 개 염색 업체가 공장을 가동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영세해 수질'공기 등 환경오염 방지 대책이 허술한 편이다. 수질 정화 시설이 있어도 비만 오면 폐수를 무단 방류하다 적발된 업체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악취 문제에 대한 업체의 인식은 더욱 낮다. 이 때문에 30년 넘게 역한 냄새와 연기에 시달린 것도 모자라 아직도 해결 기미가 없다는 점에서 피해 주민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당국도 그동안 악취 공해에 대해 근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미봉책으로 대처한 것은 큰 문제다. 최근 미세먼지 피해가 심각해지고 불산 누출 등 화학물질 사고가 잇따르면서 징벌적 과징금 부과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른 반면 악취에 대해서는 소홀한 것이다. 현재 악취방지법상 배출 허용 기준을 넘을 경우 해당 업체에 조업 정지를 명령하거나 1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물린다. 그러나 실제 제재 강도는 낮아 업체가 악취를 줄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이다.

대구시 당국은 주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악취 문제를 더 이상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현재 업체와 자율협약을 통해 악취'매연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하루하루가 고통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배출 업체를 엄하게 단속하거나 원천적으로 악취를 억제하는 시설을 갖추는 등 양단간의 결단을 해야 한다. 수질'대기오염만 심각하게 여길 게 아니라 악취 피해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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