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고희연 날…형제끼리 교통사고 형 숨져

입력 2016-06-07 19:50:39

평생 한 마을서 같이 살아…가족 모여 저녁식사 약속, 서로 이발소 오가던 중 사고

형과 동생이 각각 운전하던 오토바이와 포터 차량이 정면 충돌, 형이 숨졌다. 이날은 동생의 고희연이 예정된 날이었다.

김천 아포읍에 사는 조모(70) 씨는 지난 5일 고희를 맞았다. 자식들은 고희연을 대신해 인근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저녁 식사에는 평생을 같은 마을에서 살아온 조 씨의 형과 형의 가족들도 초청했다.

식사 약속을 앞두고 이발관에 들러 이발을 한 조 씨는 5일 오후 1시 30분쯤 포터 차량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동네로 접어 드는 길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조 씨의 포터 차량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선이 없는 도로였기에 저속으로 차량을 운전하던 조 씨는 차량을 멈췄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그대로 운전석 반대쪽 범퍼를 들이받고 말았다.

기막히게도 동생의 포터 차량에 충돌한 운전자는 조 씨의 형이었다. 3살 많은 형은 조 씨와 평생을 한마을에 살았다. 농사도 함께 지었고 희로애락을 같이했다. 동생의 고희연에 간다며 이발을 하러 가던 길이었다.

오토바이를 운전했던 조 씨의 형은 사고 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형을 치어 숨지게 했다는 충격에 조 씨는 몸져 누웠다. 7일 형의 발인이 있는 날에도 조 씨는 병원 신세를 졌다. 가족들은 이번 사고로 조 씨가 처벌받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경찰은 장례가 끝난 뒤 조 씨를 불러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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