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신촌 세브란스에서 말기암 환자를 돌보던 호스피스 의사였다. 그러다가 호스피스 요양병원을 개원하게 되었고, 갈 곳 없는 에이즈 환자가 있어 그분을 모시게 된 후 어려운 처지의 에이즈 환자들이 계속 오게 됐는데 나중에는 60명까지 되었다.
수동연세요양병원에 온 에이즈 환자는 거의 다 남성 동성애자였고, 동성애로 에이즈에 이환된 분들의 말로는 비참했다. 또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대한민국에서 치료비, 입원비 전액에 간병비까지 모두 지원받는 환자는 에이즈 환자밖에 없다는 것이었고 보훈 대상자보다도 혜택이 월등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2015년 12월 보건복지부령 제375호가 발표되었다. 전국의 요양병원에 에이즈 환자가 입원을 원할 때 만일 입원을 못 시키게 되면 진료 거부로 처벌받게 되는 시행규칙이다. 전국에 국공립요양병원이 80곳이 넘게 있고 병상 수만 1만5천 병상 이상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요양병원에 입원해야 할 에이즈 환자의 수는 100명 내외라고 한다. 따라서 시설과 인력이 갖춰진 국공립병원을 지정해 에이즈 환자를 돌보자는 것이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의 제안이었는데 보기 좋게 거부당했다.
그 이유는 국공립요양병원을 지정해 진료하면 에이즈 환자 입장에서는 지정 병원 중에서 골라 가야 되니 선택권이 제한되어 인권침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가당치가 않다. 왜냐하면 나라를 위해 싸우시다 다친 보훈 대상자조차 보훈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에서 진료를 받지만 그 누구도 인권침해를 당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신다. 어찌 된 일인지 나라를 위해 싸우시다가 장애를 입게 되신 분들보다 남성 간 동성애로 에이즈에 이환된 분들이 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보훈 대상자조차 입원 시에 간병비는 자비로 부담하는데, 동성애로 에이즈에 걸릴 경우 요양병원 입원 시 입원비 전액과 간병비(40만원)까지 전부를 죽을 때까지 국민 혈세로 부담하고 있다. 특히 국립A병원에 입원한 에이즈 환자의 경우 치료비 말고 간병비로만 1인당 180만원이 지급되고 있으니 귀족 입원이라는 논란이 나올 만하다.
그렇다면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에이즈 환자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에이즈 장기요양시설에 입원하는 남성 동성애자의 평균연령은 41세에 불과하며 44%가 정신질환, 48%가 심각한 신경계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중 57%는 마약중독자였고 이들은 입소 전 11개의 약물을 복용할 정도로 많은 합병증을 갖고 있었다. 이들은 71%가 종합병원에 있다가 병원을 옮겼고 29%는 집에서 왔다. 이런 에이즈 환자는 결핵 등 숨겨진 감염질환이 있을 수 있고 이것은 요양병실에서 다른 환자에게 감염될 우려가 있다.
대구의 한 국립요양병원 통계를 보면 요양병실에 입원한 노인 환자의 평균나이는 81세였다. 이런 면을 보더라도 도무지 에이즈 환자가 노인 환자와 같은 병실에서 장기간 지낸다는 것은 맞지가 않다.
이런 문제로 앞으로 겪을 사회적 혼란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전국에 산재한 국공립요양병원 중 일부를 지정하여 에이즈 환자들을 체계적으로 돌보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의 입장이다. 이런 요양병원들의 입장을 왜곡해서 '에이즈 환자를 요양병원에 입원시키면 요양병원 환자들이 에이즈에 걸릴 위험이 있으니 입원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로 단정 짓고 비난하는 것은 유감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