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와 정성 담은 음식, 기억 되길" 서애 15대 이혜영 종부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다녀간 지 17년 만에 세계적인 귀빈이 하회마을에 오셨기 때문에 예와 정성을 다해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 이곳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맞고자 음식준비가 한창이었다. 서애 15대 이혜영(56) 종부는 집안 며느리들과 함께 접빈객 상차림을 준비했다. 특히 이날 상차림은 일인 일상으로 손님을 맞는 데 있어서 최고의 예를 갖췄다.
안동 하회마을 종택의 손님맞이 상차림이 반 총장 방한을 기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나도 한번 구경하고 싶다"는 문의도 잇따르는 중이다.
그중에서도 수란이 화제가 된 것과 관련, 서애 종부는 "수란은 우리 가문에서 손님을 대접할 때 쓰는 귀한 음식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끓는 물에 생계란을 넣고 노른자가 터지지 않게 적절히 삶는 것이 수란인데 서애 집안에서는 이 수란에 잣 음료를 넣는 것이 특징이다. 물에 잣을 넣어 간 다음 설탕과 식초, 소금을 넣어 새콤달콤한 맛을 내게 한다. 수란 위에 전복과 석이버섯, 게살, 당근, 미나리를 올려 맛의 풍미를 더했다.
음식을 먹을 때에 맞춰 조리하는 것도 특징. 반 총장 방문 때는 예정된 식사시간 오후 1시 15분이 임박했을 때 너비아니를 준비했다.
서애 종부는 "따뜻한 요리는 음식이 나가기 직전에 조리해야 최고의 맛을 전할 수 있다"고 했다.
질 좋은 안동 한우 등심의 기름을 제거하고 종부의 손맛이 더해진 양념을 버무려 알맞게 구워내는 것이 너비아니다. 오이채를 썰어 싸먹는 것이 특징인데 고기 양념의 강약을 오이채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이 음식의 특징이다.
반 총장 방문 당시 서애 종부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음식은 밥을 제외하면 모두 15가지가 상에 올랐다. 지역에서 질 좋은 음식재료를 모두 공수해 수일 동안 정성들여 장만한 것이다.
서애 종부는 "음식은 손님에 대한 예의고 정성"이라며 "방문하고 돌아가는 손님에게 큰 기쁨으로 음식이 기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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