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신공항 가덕도 유치 목소리가 고립되고 있다. 유치활동 자제 합의를 깨면서 대규모 집회까지 열어 가덕도 유치를 주장하지만, 이를 보는 대구와 경북, 울산, 경남 등 시도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웃 주민의 눈으로 본 부산 민심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약속까지 깨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4개 시도민, 부산의 여론몰이에 반감
부산을 제외한 4개 시도민들은 정부 용역에 '불복' 운운하는 부산의 '벼랑 끝 유치 활동'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남 진주의 회사원 김민태(37'상대동) 씨는 "신공항은 비용이 많이 들고 수십 년 후 국가 미래를 내다보고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부산은 정치권에 기대면서 각종 집회를 벌이는 등 정치논리로 신공항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의 이인제(31'현곡면) 씨는 "합의를 파기하고 지역 이익을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건 후진국 같은 모습"이라며 "가덕도 유치가 실패하면 부산은 승복하지 않고 시비를 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북 안동의 박재훈(28'풍천면) 씨도 "합의를 한 내용도 어기고 유치활동을 하는 건 누가 봐도 지역 이기주의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경남 밀양에서 신공항추진 범사회단체연대 회장을 맡은 박문호(61'내이동) 씨는 "부산이 가덕도 유치를 위해 무리한 여론전을 벌일수록 입지가 고립되어가는 모양새다"며 "객관적인 자료와 합리적인 논리를 통해 설득하지 않고, 정부 압박용 집회를 열어 지역감정'대결을 부추기는 행동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밀양 우위에 다급해진 것
부산이 무리하게 유치활동을 벌이는 배경에 대해 영남권 4개 시도민은 "가덕도 후보지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심리적으로 다급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접근성과 확장성, 균형발전 등의 측면에서 봤을 때 밀양이 가덕도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부산 스스로도 아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울산의 조윤정(30) 씨는 "울산에서 공항을 갈 때는 물론 영남권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밀양이 훨씬 더 장점이 많다"며 "이 때문에 부산이 무리하게 보일 정도로 조급하게 여론전을 벌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의 배준수(27'마산회원구) 씨는 "가덕도는 너무 남쪽에 쏠려 있어서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결국 자신감이 없고 유치 실패 부담에 쫓기기 때문에 약속을 깨고 지역 이기주의로 보일 유치경쟁을 벌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의 김동현(41'동구) 씨는 "논리에서 자신이 없어서 기관'단체를 동원하고 지역 정치권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것 같다"며 "부산은 스스로 다급한 마음에 무리수를 두고 있고, 결국 유치에 실패하더라도 아름답지 못한 패배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차분히 정부 믿고 기다려야
영남권 시도민들은 "정부가 공정성을 위해 외국기관에 용역을 맡겼다"며 "이를 흔드는 행동을 자중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고 입을 모았다.
울산의 김은하(51'남구) 씨는 "지나치게 여론을 몰아서 정부를 압박하면 공정한 결정을 내리는 데 방해가 된다"며 "가덕도를 원하는 부산 사람들 마음은 이해하지만 유치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부산에 사는 이원부(59'북구) 씨도 "영남권에 반드시 인천공항과 같은 국제공항이 필요하고, 입지조건만 보면 밀양이 그에 적합한 건 사실이다"며 "여론을 몰아 집회를 한다고 무조건 되는 것이 아니기에 용역을 믿고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강주열 남부권신공항범시도민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정부 국책사업에 불복한다는 건 전례가 없는 항명이자 영남권 전체 시도민의 염원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부산은 미래생존권이 달린 신공항 사업에 재를 뿌리는 일을 중단하고 정부는 부산시와 부산 정치권의 압박에 흔들림 없이 원칙대로 입지를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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