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高3 '더 좁아진 대학문'…프라임 사업 4개大 340명 줄어

입력 2016-06-01 22:30:02

수시 석 달 전 인문계 정원 줄어

"대입 수시모집을 석 달가량 앞둔 시점에서 갑자기 정원을 줄이면 어떡하란 말인가요."

고등학교 3학년 문과 학생들이 대입을 앞두고 '곡성'(哭聲)을 내고 있다.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올해부터 인문사회계열 학과 정원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매일신문 교육팀이 1일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대구경북 4개 대학(경북대, 영남대, 대구한의대, 경운대)의 2017학년도 입학전형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문사회계열 정원은 모두 34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경북대는 인문사회자율전공 100명을 축소해 신설될 컴퓨터학부 글로벌소프트웨어융합전공으로 이동시켰다. 영남대는 인문자율전공학부 66명, 경영학과 11명 등 124명이 감축 대상이다. 경운대도 경찰행정학과에서 41명, 사회복지학과에서 10명을 줄였다. 대구한의대는 아예 인문계열 학과인 40명 정원의 중국어과를 폐과했다.

여기에 교육부 정책으로 인한 정원 감소 내역까지 더해지면 인문사회계열 정원 감소 폭은 훨씬 늘어난다. 이들 4개 대학의 2017학년도 인문사회계열 정원은 총 3천539명으로, 전년도 3천989명에 비해 11.3%(450명) 줄어들었다.

프라임 사업에 선정된 수도권 대학들의 정원 감소 폭도 상당하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전체 정원의 22.5%, 숙명여대는 11.8%를 줄였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경영학과는 당초 137명 모집에서 119명으로, 영미언어'문화학과도 정원을 15명 줄였고, 일부 자연계열 교차지원 선발 인원을 없앴다. 숙명여대는 홍보광고학과, 소비자경제학과를 제외한 모든 인문계열 학과의 정원이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대입을 앞둔 문과 학생들은 줄어든 입학 정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성구 한 고교의 2학년 학생은 "대학의 문과 축소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 같아 이과로 진로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의 한 고교 진학담당 교사는 "올해 인문계열 학과는 경쟁률 상승이 우려된다"며 "학생들도 문과는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교사도 "여고의 특성상 문과가 현재 2개 반이 많은데, 당장 내년 계열 선택에 있어 역전 현상이 벌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대학들은 문과 진학의 문이 좁아지는 데 대해 나름의 '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북대 관계자는 "프라임 사업으로 신설되는 글로벌소프트웨어융합전공은 문과 학생도 지원이 가능하다"고 밝혔고, 영남대 관계자도 "문'이과 교차지원 학과도 많기 때문에 문과 학생들에게 특별히 불이익이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