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강지처
작고 큰 먹구름 걷힌
얼마 남지 않은 나날들을
흰 구름 한가로운 파란 하늘 아래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앙상한 손에 손잡고
가면 갈수록 더 사랑스러워
이제야, 가까이서 보니 참 예쁘기까지 하구나
사람 삶의 길 굽이굽이
오뉴월 보릿고개 넘다가
땀방울 땟자국 꾀죄죄한 얼굴로
온갖 수없는 가시에 곳곳이 헤어진
빛바랜 무명옷 입고
시시한 얘기라도
가끔 손뼉 쳐 웃는
여보가
바로 그님
오늘 따라
햇살 따사로운
맑은 창가서
향기로운 꽃대 높게 내밀다
수줍은 듯 숙이는
청초한 난의
고개
박노황(대구시 수성구 용학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