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참여마당] 수필: 금강산 일화

입력 2016-06-01 18:09:02

# 금강산 일화

태고의 신비와 희귀 동식물의 보고로 알려진 민족의 영산 금강산은 계절 따라 불려지는 이름이 있다고 전해온다. 봄 금강, 여름 봉래, 가을 풍악, 겨울 개골산으로 철 따라 고운 옷을 갈아 입으며 일만이천봉의 절경을 자랑하는 금강산의 비경. 그리고 단종 복위를 도모하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사육신의 충절을 금강산 일화에서 엿볼 수 있다. 사육신의 한 사람인 근보 성삼문이 형장에서 남긴 시조 한 수에서 죽음 앞에서도 의연한 충신의 기개를 느낄 수 있다.

이 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꼬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또한 세조 수양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사육신의 서릿발같은 충언이 천년의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수양 나으리는 보위를 훔친 도둑이라 할 수 있으나 임금이라 할 수는 없소이다."

불나방처럼 정치판을 기웃거리며 이합집산하는 철새 정치인을 보면서 생각나는 역사 속의 인물들이 있다. 우국충정의 일념으로 집현전 학사들이 이구동성으로 왕위 찬탈의 부당함과 불사이군의 신의를 목숨으로 지켜낸 사육신의 대쪽 지조의 불굴의 충절을 보면서 새삼 충신은 하늘이 내린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저마다 맡은 바 일을 사랑하고 나눔 실천하는 마음들이 하나둘 눈처럼 커져갈 때 불신의 장벽도 조금씩 무너지고, 믿음과 사랑이 피어나는 건강한 사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김영욱(경산시 하양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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