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을수록 관광산업도 쑥쑥 큰다고! 말 되지?
"말이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말산업 1번지'로 불리는 영천이 말산업 인프라와 연계한 관광기반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천은 경마공원 조성, 승마장 및 거점승용마조련센터 운영, 말산업 특구 지정 등 말산업 기반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경마공원은 말 테마파크 속에 조성되고 있으며 승마장은 휴양림 속에서 운영 중이다. 말산업과 관광산업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말 테마파크 속 경마공원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은 세계적인 수준의 아름다운 '말 테마파크' 속에 만들어진다.
기존 경마 위주에서 벗어나 가족 단위 휴양객이나 관광객들이 찾아와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테마파크를 만들 예정이다. 복합휴양레저시설을 갖춘 말 테마파크를 조성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국마사회는 이를 위해 설계 국제공모를 실시한 뒤 지난 2월 영국 그림쇼 아키텍츠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의 '더 파크 에버영'(The Park Ever Young)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마사회는 이번 당선작을 바탕으로 7월쯤 설계에 들어가 내년 말 세계적인 명품 말 테마파크 조성에 착수할 방침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말 테마파크에는 고급 휴양시설인 힐링빌라, 모험시설지 어드벤처 포레스트, 우벌지 주변의 레이크파크, 승마체험지 호스 파라다이스밸리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렛츠런파크 영천'은 영천시 금호읍 일원 147만4천여㎡ 부지에 3천657억원을 들여 2019년 준공될 예정이다. 현재 주진입도로(왕복 6차로) 공사는 공정률 62%를 보이고 있다.
◆자연휴양림 속 운주산승마장
운주산승마장은 영천 임고면 자연휴양림 속에 위치해 사계절 하늘로 쭉쭉 뻗은 소나무숲을 보며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승마장에선 언제나 초록색 숲을 볼 수 있어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영천시는 당초 국유지였던 승마장 부지를 교환방식으로 시유지로 바꿔 2009년 4월 운주산승마장을 개장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렛츠런파크 영천'을 유치했다. 당시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에 적은 비용으로 승마장을 건설해 영천의 도시 이미지를 높인 뒤 경마공원 유치에 성공했다.
푸른 숲이 싱그러움을 더해가는 5월 운주산승마장을 찾으면 언제나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영천중앙초등학교 유소년승마단과 육군3사관학교 승마단은 요즘도 운주산승마장에서 승마 연습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영천중앙초교 유소년승마단은 체구가 작은 제주마에 직접 안장을 얹고 말을 탈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운주산승마장은 직장인을 위해 매주 수'목요일 야간 승마강습반을 운영하고 있다. 9월까지 진행하는 야간 승마강습반은 기승, 하마, 평보, 속보 등 승마이론을 배운 뒤 직접 말을 탈 수 있다.
◆말도 타고 별도 보고
승마장이 변신하고 있다. 영천시는 체류형 관광자원 육성을 위해 승마장에 게르(몽골 유목민 전통가옥), 조류체험장, 야외 정자 등을 설치하고 작은 말인 셔틀랜드포니 3마리와 당나귀 2마리도 키우고 있다. 셔틀랜드포니 2마리는 최근 망아지를 낳아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6월부터는 승마아카데미 1박 2일 프로그램과 연계해 낮에는 승마장에서 말을 타고 밤에는 게르에서 별을 볼 수 있는 이색 승마체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게르는 5인용으로 가족끼리 이용하기에 적합하다.
운주산승마장은 외승로(1.2㎞)와 산악승마 코스(3.5㎞)를 통해 휴양림과 연결돼 있다. 말을 잘 타는 자마회원이나 승마동호인들이 주로 이용한다.
휴양림에는 산책길을 따라 하얀 이팝나무꽃이 활짝 펴 푸른 소나무숲과 잘 어울린다. 숲 속의 산장 15개 동과 산림문화휴양관 내 휴양관 8개 동은 1년 내내 도시인들에게 인기다. 휴가철이 아닌 요즘도 주말이면 만원이다.
휴양림이나 인근 임고서원 충효문화수련원과 임고강변공원 방문객들은 운주산승마장을 찾아 승마를 즐기기도 한다. 영천시는 휴양림 산장 고객들이 승마장을 이용할 경우 할인혜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첫 거점승용마조련센터 견학 잇따라
운주산승마장 입구에 위치한 거점승용마조련센터에도 전국 각지의 방문객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경기도 파주시의회 및 전북 남원시의회 의원들과 영덕군청 공무원들이 거점승용마조련센터를 둘러봤다. 국내 처음으로 설립된 거점승용마조련센터는 실내조련장, 실내원형마장, 교육장, 마사 등을 갖추고 있다.
실내원형마장은 말 경매장과 번식장으로도 사용된다. 농가 승용마와 경주 퇴역마를 조련해 전문 승용마로 전환하는 시설이다. 지난해 10월 개장한 거점승용마조련센터는 지금까지 말 30여 마리를 조련했다.
영천시는 영천 완산동 말죽거리도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한다. 올해부터 2018년까지 사업비 30억원을 들여 말죽거리에 말 조형물, 말 주제 보도블록, '마죽공원', 소공연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골목길에는 야간 경관조명, 벽화 등으로 장식한다. 말 테마거리 조성을 통해 침체된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고 인근 영천공설시장 상권도 활성화한다는 전략이다.
영천은 지난해 6월 구미, 상주, 군위, 의성 등과 함께 말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말산업을 농축산업, 관광, 레저 등과 연계한 농촌의 새로운 융복합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영천시는 말산업 특구 사업비가 확정되면 마유, 향장품, 말 가죽제품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말 관련 제품 및 말고기 요리 업체를 유치해 말산업의 다양한 분야를 본격 육성할 방침이다.
◆민간승마장 관광객 대상 마상재 시연
영천의 민간승마장도 말산업과 관광산업의 연계에 앞장서고 있다.
영천 신녕면 민간승마장인 '휘명승마아카데미'는 지난 14일 승마장에서 마상재공연단을 초청해 마상재를 선보였다. 이날 승마장 내 펜션 고객 및 치산캠핑장 관광객들이 가족과 함께 마상재를 구경했다.
마상재는 ▷말 위에 서서 타기 ▷말 등 왼쪽으로 뛰어넘기 ▷말 등 오른쪽으로 뛰어넘기 ▷말 위에서 물구나무서기 ▷말 위에서 뒤로 눕기 등 8가지 재주를 말한다. 영천은 조선통신사 사행원들이 일본으로 가던 중 조양각과 금호강변에서 전별연을 베풀고 마상재를 시연한 고장이다.
휘명승마아카데미는 마상재 공연 상설화로 치산캠핑장, 별별미술마을, 시안미술관, 보현산 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보현산 일원 관광기반 확충
영천 신녕면 치산계곡 입구에 있는 치산캠핑장은 캐러밴 23동과 캐빈하우스 5동을 갖춰 도시인들에게 연중 각광을 받고 있다. 치산캠핑장에서는 계곡 물소리와 꾀꼬리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 캠핑장 위로 올라가면 수도사를 지나 공산폭포를 비롯한 팔공산의 절경을 볼 수 있다.
영천시는 영천 화산면 별별미술마을에 예술작품을 더 설치해 새롭게 꾸밀 예정이다. 별별미술마을 입구 시안미술관은 수준 높은 작품전시회로 도시인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영천 보현산에는 천문대와 보현산천문과학관이 있어 연중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만원권 지폐 뒷면에는 보현산천문대의 지름 1.8m 망원경이 그려져 있다. 천문대가 있는 보현산 정상 부근에서 시루봉까지는 나무길인 천수누림길이 있어 새소리와 음악을 들으며 걸을 수 있다. 보현산천문과학관 일원에서는 매년 별을 보며 천문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별빛축제가 열린다.
보현산 자락에는 별빛마을, 양지마을, 음지마을 등이 있어 산촌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아래쪽 횡계리에는 조선후기 성리학자 훈수 정만양, 지수 정규양 형제가 경영한 구곡원림이 있다. 횡계구곡 중 훈수와 지수 형제가 학문에 정진하며 후진을 양성했던 모고헌과 옥간정은 보현산 가는 길에 만날 수 있으며 앞쪽 계곡도 옛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
영천시는 보현산 일원을 국내 최고 별빛테마관광지로 가꾸기 위해 보현산천문전시'체험관, 별빛테마마을, 별빛야영장 등 다양한 관광기반 확충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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