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1본짜리 공항으로는 항공 수요 3500만 명 충족 못해

입력 2016-05-30 20:45:29

부산은 김해공항을 그대로 놔두면 가덕후보지에 활주로 1본짜리 공항을 만들 수 있어 경제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급증하는 영남권 항공 수요를 감안하면 1본짜리 공항은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며 영남권 상생이 아니라 부산만을 위한 공항 논리란 지적이다.

▷가덕도 신공항되면 다시 공항 건설 필요

영남지역 5개 시도의 여객 및 화물 등 광역경제권 활성화를 위해선 남부권 통합 신공항이 활주로 2본짜리로 건설돼야 한다는 게 대구'경북'경남'울산 등 4개 시도의 주장이다. 활주로 길이가 3천800m 정도 돼야 승객 300명 이상 탑승 가능한 A380, B747 등 대형 항공기의 이'착륙 등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국토교통부의 영남 지역 항공수요조사 결과, 2030년 영남지역 항공수요는 3천500만 명에 달해 현실적으로 활주로 1본으로는 수용이 불가능하다. 특히 남부 광역경제권 형성을 촉진할 중추공항 기능을 위해서라도 활주로 2본 이상의 충분한 규모로 건설할 필요가 있다. 인천공항도 1단계 건설 시 항공수요 3천만 명을 기준으로 활주로 2본을 건설하기로 했다.

영남지역에서 항공화물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 경북(구미)인 것을 감안할 때 산업 등 경제적인 차원에서 가덕도보다는 밀양이 영남권 경제공동체 건설에 더욱 적합하다. 실제 항공화물 경우 1995년 715억3천500만달러에서 2005년 1천616억3천100만달러, 2014년엔 2천500억달러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데, 영남지역 항공화물 중 대다수가 대구경북에서 발생하고 있다. 실제 2014년 수출 기준으로 대구경북은 54.4%, 울산·경남은 30.5%인 반면 부산은 15.1%에 불과했다. 부산은 선박화물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에 항공화물 수송기능 지원을 위해선 영남권 항공화물 수요 중심지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할 필요가 있다.

▷24시간 공항이 대세란 주장은 허구

24시간 공항은 부산이 밀양에 대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내세우는 이른바 미끼상품이다. 세계적인 공항이라도 굳이 24시간 운영을 하는 곳이 크게 없기 때문이다. 영국 히드로공항이나 도쿄 나리타, 프랑크푸르트공항 등 대표적인 국제공항도 오후 10시~오전 4시 사이엔 운항을 하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은 24시간 운영을 하긴 하지만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항공기 운항의 96%(621편)가 몰려 있고, 그 외 시간대(오후 11시~오전 5시)는 4%(25편)에 불과하다. 이는 24시간 운영을 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기엔 너무 민망한 수치다.

도심 외곽의 밀양후보지도 정책적 지원 등을 통해 24시간 운영할 수 있지만, 공항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단순한 시간적 개념보다 항공기 비행 수요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24시간 운영을 주장하지 않고 있다. 24시간 운영에 얽매이기보다는 충분한 이'착륙 용량(슬롯)을 확보, 공항 운영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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