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남권 신공항, 부산의 가덕도 우위 논리는 철저한 허구

입력 2016-05-30 20:52:41

가덕도 후보지는 자연적 장애물 많아 큰 약점

부산시, 엉터리 주장보다 정부 발표 기다려야

6월 말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예정지 발표를 앞두고 부산은 가덕도 우위를 주장하며 온갖 꼼수와 반칙 행위를 동원하고 있다. 부산시는 입지 조건에서 가덕도가 밀양보다 낫다는 감정적 주장만 되풀이하는 것에서 벗어나, 얼마 전에는 독자적으로 진행한 용역조사 결과를 발표해 정부에 반기를 드는 모습까지 보였다. 1개월도 채 남지 않은 정부 발표를 미리 흠집 내겠다는 의도다.

부산의 가덕도 우위 논리가 어느 정도 타당성을 갖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비상식적이고 억지스러운 논리가 상당 부분 포함돼 기가 막힌다. 부산시의 논리는 가덕도가 ▷해상공항이어서 안전하다 ▷24시간 운영 가능하다 ▷활주로를 1본(本)만 만들면 돼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부산의 주장이 신공항 유치만을 염두에 두고 가공하거나 포장한 논리라고 평가했다. 가덕도 후보지는 자연적, 인공적 장애물이 너무 많아 비행기 운항에 큰 위험성을 안고 있는 장소다.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공역(空域) 중첩 문제다. 가덕도 후보지는 김해공항과 진해비행단과 입'출입 항로가 교차하기 때문에 동시 운항이 어렵다. 김해공항과의 거리가 22㎞에 불과해 관제공역이 중첩되고, 일본 공역과 47.4㎞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선회'회항을 하다 일본 공역에 넘어갈 수도 있다.

가덕도 후보지는 대규모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와 북동쪽으로 1㎞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환경 파괴 우려는 물론이고, 항공기와 충돌 가능성도 있다. 이곳에는 겨울철에 조류 103종 2만8천423개체가 왕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가덕도 후보지 서쪽 끝단과 선박이 이동하는 수로와 가까워 항공기 운항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고, 외해에 위치해 태풍, 해일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약점도 있다.

부산이 주장하는 해상공항이 세계적 추세라는 것도 허구다. 멀쩡한 내륙을 놔두고 새가 날아다니고 바람 많은 바닷가에 공항을 세운다는 것은 정말 억지스럽다. 부산의 가덕도 우위 논리는 한마디로 끼워 맞추기와 억측, 과장이다. 부산시는 지난 25일 영국의 한 용역회사를 통해 임의로 설정된 평가항목과 가중치를 바탕으로 한 신공항 입지평가에서 가덕도 72%, 밀양 42%라는 점수를 내놨다. 가덕도의 입지적 결함을 감안하면 한편의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 일이다. 부산시는 엉터리 논리를 내세워 지역 간 충돌을 부추기지 말고, 정부 발표를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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