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매경주택으로 옮긴 우방 출신 이혁 부사장

입력 2016-05-30 19:46:12

지역 건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매경주택이 '우방' 출신 이혁(56) 상무를 전격 영입했다. 이 전 상무는 우방에서 25년을 근무한 베테랑 건설인으로 매경주택의 부사장직을 맡는다.

이 부사장은 1984년 쌍용양회 본사 기획부를 시작으로 1991년 우방 영업부로 둥지를 옮긴 뒤 지난해 12월 우방을 떠나기까지 25년 동안 건설 외길을 걸었다. 영업'기획'사업'관리 등 건설사 전 분야를 두루 섭렵했고, 우방 사업본부장으로서 경영 총괄 업무를 담당했다.

건설인들 사이에서 이 부사장은 건설 분야에 기획 개념을 도입하고 사전마케팅을 시작한 주역으로 꼽힌다. 1990년대 초 건설사 CEO의 결정에만 의존했던 사업 여부를 처음으로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했다. 사업 예정지역의 수요자는 어떤 규모의 아파트를 원하는지, 분양가는 얼마 정도면 수용하겠는지 등 수요자의 의견을 수렴해 설계단계부터 적용했다. 사전마케팅 기법, 무이자 융자 서비스 시스템을 아파트 분양에 도입하는 등 현재는 보편화된 분양 시스템을 개척했다.

'우방'이란 회사를 지켜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2000년대 우방이 두 차례에 걸친 법정관리 당시 그는 기획담당 임원으로 법원에 직접 출입하게 됐다. 법원 분위기는 이미 파산으로 기울었으나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우방이 보유하고 있던 토지, 미분양 아파트 등 현금창출 가능한 모든 자료를 제시하고 회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자생적으로 결집된 '우방 살리기 시민운동 본부'를 통해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대구시청과 지역 언론사를 찾아가 지역경제를 위해 우방을 살려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파산 분위기로 가던 우방은 어느새 회생 절차를 밟고 있었고, 인수합병에 이르렀다.

이 부사장은 정든 친정(우방)을 떠나 매경주택에서 새 역사를 준비 중이다. 그는 "알파고가 사람을 이기는 세상이지만 첨단기술을 인간의 행복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빅 브랜드를 능가하는 명품 수제품처럼 소비자의 삶 자체를 깊이 연구해 매경주택이 최고의 주거품질을 완성하는 데 열정을 바치겠다"고 했다. 매경주택은 2012년 창업해 풀리비에라는 자체 브랜드로 경산 옥곡, 구미 오태, 경산 사정동 등 3개 주택사업을 성공적으로 분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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