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30일 임기 시작…'밥값' 하려면 시간 걸릴 듯

입력 2016-05-29 22:30:02

내달 7일 국회의장단 선출…與, 운영·법사·예결위 요구 野 "1개 상임위는 양보해야"

19대 국회 임기 종료일인 29일 오전 국회 본청에 제20대 국회 개원을 알리는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19대 국회 임기 종료일인 29일 오전 국회 본청에 제20대 국회 개원을 알리는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30일 0시를 기해 제20대 국회가 문을 열었다.

지난 4'13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당선자들은 이날부터 공식적인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한다. 첫 임무는 내달 7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는 일이다. 하지만 여야의 원구성 협상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새롭게 금배지를 단 국회의원들이 '밥값'을 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회는 4년 전 제19대 국회 원구성 협상 때도 법정 시한을 한 달가량 넘긴 뒤 원구성 합의서에 도장을 찍었다.

여야는 제20대 국회 개원 하루 전인 29일까지도 국회의장단 구성 및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원구성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장단 구성 문제는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지만, 상임위원장 배분을 두고선 의견차이가 크다.

여야는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을 차지하고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부의장을 한 석씩 가져가는 방안을 전제로 상임위원장 배분협상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야당에 양보하는 대신 국회 운영 및 주요 법안과 예산안 처리 길목에 있는 상임위원장을 반드시 차지하겠다는 의중을 비치고 있어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제2당이지만 제1당인 더민주와 불과 1석 차이이기 때문에 여당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할 상임위원회는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사실상의 '상원'(본회의에 앞서 모든 법률안이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상임위원회) 역할을 맡고 있는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운영을 다루는 운영위원회는 절대 야당에 넘겨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운영위는 청와대를 소관부처로 두고 있어 더욱 절실하다. 나아가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거시경제 정책을 조율하는 기획재정위원회도 집권 여당으로서 포기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야권은 이구동성으로 새누리당이 과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운영'법사'예결위 중 1곳은 야당에 내놓으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3개 상임위 가운데 1개를 양보하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분리나 다른 상임위 통폐합 등은 쉽게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원구성 협상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는 국회 운영과 관련한 상임위원회만을 두고 여야가 격돌을 벌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짜 소관부처를 많이 관할하고 있는 이른바 '노른자위 상임위원회 쟁탈전'까지 더해지면서 여야의 협상은 더욱 첨예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원내 과반의석을 차지한 지난 19대 국회 원구성 협상도 한 달이 넘게 걸렸는데, 이번에는 국민의당까지 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 협상이 4년 전보다 빨리 끝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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