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원전 3'4호기가 들어설 인근인 울진군 북면 고목리 일대에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다. 고목리는 2014년 12월 15일 한국수력원자력이 환경영향평가 및 주민 공람 진행 당시 3'4호기 원전건설 계획에 포함되는 지역으로 예고한 곳이다. 이를 전후로 고목리 땅값이 들썩였다. 일부를 빼면 실제 거주와 상관없이 대규모 이주가 이뤄졌다. 이는 보상금 지급을 노린 투기와 다름없는 일로, 결국 나랏일에 쓰일 국고에 빨대를 꽂아 개인 주머니를 채우겠다는 비국민적 심보가 아닐 수 없다.
울진군에 따르면 2011년 51가구의 고목리 마을은 현재 251가구로 크게 늘었다. 이주민 수가 늘고 땅값도 폭등해 공시지가 기준만 최소 2배 올랐다. 실제 거래가는 3.3㎡당 10만원에서 50만원까지 뛰었다. 땅이 없어 못 팔 정도다. 땅에는 어김없이 건물을 짓거나 수목과 각종 시설물이 들어서는 게 수순이다. 뒷날 원전건설을 위한 토지 편입작업을 시작하면 그만큼 보상금을 더 받기 위함이다. 이를 사들일 나랏돈은 밑 빠진 독처럼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고 편입 지주가 챙길 보상금은 두둑해질 것이 뻔하다.
이런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숱한 대형 국책사업마다 끊이지 않고 되풀이된다. 투기성 토지 매입 같은 비양심적 행위를 규제할 마땅한 방안을 찾는 데 당국이 손을 놓은 탓이다. 울진군도 행정법상 신규 건축허가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방관이다. 오죽했으면 한수원 측이 고목리 편입 발표 이후 신규주택을 제재할 수 있는 관련 조례 제정과 같은 대책을 호소했겠는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시늉이라도 하면 이런 폐단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정부와 울진군은 지금부터라도 나랏돈이 허투루 샐 구멍을 막을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사법'세무당국 역시 이런 국고를 축내는 몰지각한 행위를 멈추게 할 해법을 찾고 단죄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 힘을 보태야 한다. 투기 병폐는 나라와 지역공동체를 망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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