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산 도심 대로변에서 여성 2명을 각목으로 마구 폭행한 김모(52) 씨는 26일 범행 이유에 대해 "돈이 없고, 주변 사람들이 마귀(망상)에 씐 것 같아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동래경찰서는 이날 김 씨에게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 김 씨에 대해 특수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이후 줄곧 입을 다물었던 김 씨는 이날 오전부터 자신의 신상을 조금씩 이야기하면서 결국 범행 이유를 털어놨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2000년 6월 정신장애 3급 판정을 받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돼 구청으로부터 매월 생계급여 40여만원, 주거급여 11만원 등 50여만원의 지원을 받아왔다. 2003년부터 2011년 사이에는 경남의 한 정신병원에서 약 4년간 입'퇴원을 반복하며 정신장애 치료를 받았다. 그러다가 2012년 9월 김 씨는 병원 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내지 않아 정신장애 판정 갱신을 하지 못해 이렇다 할 정신 치료도 받지 못했다.
결국, 김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조건부 수급자를 거부하고 정신장애 판정도 받지 못해 7월부터 생계급여 전액(40여만원)이 깎여 주거급여 11만원가량만 받아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때부터 김 씨가 생활비가 없어 생필품을 훔치거나 생계급여 탈락에 대한 불만을 외부로 표출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정신장애 재판정을 받지 못한 김 씨는 구청의 주요 관심 대상이었지만 실질적인 상담과 문제 해결은 이뤄지지 못했다.
또 김 씨가 "사람들이 마귀(망상)에 씌었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정신장애도 범행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보고 정신 치료를 받게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김 씨에게 각목에 맞은 정모(78) 씨와 서모(22) 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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