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 방문 식수, 영원 불멸 상징 '朱木'

입력 2016-05-26 19:51:27

"대권 행보 새 이미지 연결" 관측

26일 오전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 앞뜰에 심긴 반기문 총장 기념식수(오른쪽). 그 옆으로 지난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충효당을 찾아 심은 높이 3m가량의 구상나무가 있다. 홍준표 기자
26일 오전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 앞뜰에 심긴 반기문 총장 기념식수(오른쪽). 그 옆으로 지난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충효당을 찾아 심은 높이 3m가량의 구상나무가 있다. 홍준표 기자

26일 오전 안동 하회마을 충효당 앞뜰에 주목 한 그루가 새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식재된 주목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29일 안동 하회마을 방문 기념식수다.

그간 국내외 국가 원수급 인사들이 여러 차례 하회마을을 방문했지만, 기념식수를 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박정희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父子) 등이 다녀갔지만, 아버지 부시 대통령만 병산서원에 식수했다.

이번 반 총장 기념식수는 하회마을 측에서 요청해 이뤄졌다. 경상북도와 하회마을 측은 지난 1999년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충효당을 방문하며 심은 구상나무 바로 옆에 배롱나무(백일홍 나무)를 심기로 협의했다. 부산에 있는 UN 기념공원에 배롱나무가 많기 때문.

하지만 23일 하회마을보존회와 풍산 류씨 종친회는 '기념식수 수종을 다른 걸로 바꿔달라'고 경북도에 요청해 수종이 급하게 바뀌었다. 부산과 달리 안동 기후가 배롱나무 생존에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이후 경북도와 하회마을보존회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심은 구상나무와 잘 어울리면서도 자생력이 강한 주목으로 바꾸기로 했다.

반 총장은 29일 오후 하회마을 충효당을 찾아 이곳에서 기념식수를 하는 세레모니를 할 예정이다.

주목은 고산 지대에서 자란다. 높이 17m, 지름 1m까지 자란다. 관상용으로 심으며, 재목은 가구재로 이용한다. 고지대에서 강풍과 폭설 등을 견디며 살아가고, 소백산과 태백산 정상에도 서식 군락지가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나무다. '영원불멸의 상징.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란 의미를 담고 있어 사실상의 대권 행보를 시작한 반 총장의 새로운 이미지와 연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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