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서병수 부산시장의 행보가 점입가경이다. 서 시장은 영남권 타시도의 자제 당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 부산 등에서 도에 넘치는 가덕도 유치 활동을 벌였다. 서 시장은 올 들어 영남권 5개 시도지사 간 합의 사항을 깡그리 무시하고 막무가내식 행보를 계속했다.
서 시장은 부산에서 유치 행사를 벌이는 것으로 부족했는지, 최근에는 청와대, 국무총리실, 국토교통부 등을 찾아 가덕도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자리에서 대구 군 공항 이전과 신공항을 연계하는 상생 방안을 전달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대구시의 동의도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그런 방안을 만들어 뿌리고 있다니, 과연 제정신인가.
혹시 전후 사정을 모르는 분들은 서 시장이 가덕도 유치운동을 벌이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또 서 시장이 '가덕도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했으니 그의 행보가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난해 1월 19일 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 등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만나 합의한 내용과 배경을 되돌아보자. 당시 시도지사들은 특정 지역의 유불리를 떠나, 소모적인 지역 간 다툼을 없애고 영남권 신공항을 원활하게 추진하자는데 동의했다. 그래서 합의한 것이 ▷정부가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외국의 전문기관에 의뢰해 결정하도록 위임한다 ▷정부는 용역 발주를 조속히 추진한다 ▷5개 시도는 정부에 적극 협조하고 유치 경쟁 등을 하지 않는다는 3개 항이었다.
다음 날인 1월 20일 자 영남권 신문 1면에는 일제히 서병수 시장을 포함해 5개 시도지사가 손을 맞잡고 찍은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서 시장은 도대체 여기에 있지 않았고, 대역이 나왔다는 말인가. 이날 합의에 따라 부산을 제외한 4개 시도는 일절 유치운동을 하지 않았다.
현재 서 시장의 행태는 명백한 반칙 행위이자 부도덕한 일이다. 서 시장은 여당 사무총장을 지낸 4선 의원 출신인 만큼 약속의 중요성을 아는 분이라고 믿는다. 서 시장은 이제라도 시도지사 합의 사항을 충실히 지키면서 다음 달 말 정부 발표를 기다리는 것이 바른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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