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安 양강 구도에 도전장…孫 정계개편 쪽에 무게, 안희정 "불펜서 몸 푸는 중"
새누리당이 총선 참패 후유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총선서 승리한 야권은 대선 '잠룡'들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겨냥, 보폭을 넓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의 양강 구도 속에 더민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정계 복귀를 시사하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청남도지사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며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이들이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야권 내 대권 경쟁이 서서히 가열되고 있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에 칩거해 오던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다. 22일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온 손 전 상임고문은 "새 그릇을 만들기 위한 정치권의 각성과 헌신, 그리고 그 진정한 노력을 담아낼 새 판이 짜여야 한다"며 '새판 짜기'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서 4'19 혁명 기념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측근들에게 새판 짜기를 주문한 데 이어 이번 일본 방문서 가진 게이오대학교 강연에서도 "한국 국민이 정치의 새판을 짜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가 즉각적인 정계 복귀에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으나 정치권은 그의 '새판 짜기론'이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친노 핵심으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여권 내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둔 '충청 대망론'이 나오는 것과 맞물려 야권의 유일한 충청권 잠룡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최근 '불펜투수론'을 꺼내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안 지사는 차기 대권에 대한 질문에 "열심히 훈련하고 연습하고, 불펜 투수로서 몸 풀고 그래야죠"라고 답했다. 문 전 대표가 호남의 지지를 회복하지 못하는 등의 상황에 직면할 경우 본인이 직접 대선의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읽혀 대권 도전 몸 풀기를 시작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당내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 민심 회복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20대 총선 불출마로 곧 원외인사가 되지만 그는 총선 후 세 차례나 광주'전남'전북 일대를 방문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불펜투수 발언 등에 대해 "좋은 후배들하고 경쟁할 수 있다면, 그것만 해도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행 몸 풀기도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박 시장은 지난 13일 광주를 방문해 전남대에서 강연을 하며 "뒤로 숨지 않겠다.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하겠다"고 말해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최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 각계각층의 원로들을 만나며 현안에 대한 조언을 듣는 등 외연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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