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짜기·불펜투수論…들썩이는 野 잠룡들

입력 2016-05-22 20:48:39

문-安 양강 구도에 도전장…孫 정계개편 쪽에 무게, 안희정 "불펜서 몸 푸는 중"

야당 잠룡으로 꼽히는 손학규(왼쪽),안희정, 박원순. 연합뉴스
야당 잠룡으로 꼽히는 손학규(왼쪽),안희정, 박원순. 연합뉴스

새누리당이 총선 참패 후유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총선서 승리한 야권은 대선 '잠룡'들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겨냥, 보폭을 넓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의 양강 구도 속에 더민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정계 복귀를 시사하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청남도지사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며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이들이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행보를 이어가면서 야권 내 대권 경쟁이 서서히 가열되고 있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에 칩거해 오던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발걸음이 예사롭지 않다. 22일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온 손 전 상임고문은 "새 그릇을 만들기 위한 정치권의 각성과 헌신, 그리고 그 진정한 노력을 담아낼 새 판이 짜여야 한다"며 '새판 짜기'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앞서 4'19 혁명 기념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측근들에게 새판 짜기를 주문한 데 이어 이번 일본 방문서 가진 게이오대학교 강연에서도 "한국 국민이 정치의 새판을 짜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가 즉각적인 정계 복귀에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으나 정치권은 그의 '새판 짜기론'이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친노 핵심으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여권 내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둔 '충청 대망론'이 나오는 것과 맞물려 야권의 유일한 충청권 잠룡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최근 '불펜투수론'을 꺼내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난 안 지사는 차기 대권에 대한 질문에 "열심히 훈련하고 연습하고, 불펜 투수로서 몸 풀고 그래야죠"라고 답했다. 문 전 대표가 호남의 지지를 회복하지 못하는 등의 상황에 직면할 경우 본인이 직접 대선의 구원투수로 나설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읽혀 대권 도전 몸 풀기를 시작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당내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는 호남 민심 회복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20대 총선 불출마로 곧 원외인사가 되지만 그는 총선 후 세 차례나 광주'전남'전북 일대를 방문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불펜투수 발언 등에 대해 "좋은 후배들하고 경쟁할 수 있다면, 그것만 해도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행 몸 풀기도 시작됐다는 관측이다. 박 시장은 지난 13일 광주를 방문해 전남대에서 강연을 하며 "뒤로 숨지 않겠다.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행동하겠다"고 말해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최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등 각계각층의 원로들을 만나며 현안에 대한 조언을 듣는 등 외연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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