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에 참석한 영화 '곡성'의 나홍진 감독이 내외신 기자들 앞에서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번이 칸의 세 번째 방문인 만큼 까다로울 수도 있는 질문에 유머 있는 답변으로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18일(현지시각) 오후 프랑스 칸 팔래 드 페스티벌에서 나홍진 감독과 곽도원, 천우희, 구니무라 준 등 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나 감독은 '관객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을 왜 좋아하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다"는 유머로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영화의 절정을 심리적 혼돈의 극대화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너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관객들이 어느 말을 믿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게 하는 장면에 대해 그는 "영화를 보신 관객들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질문하고 싶었다. 극중 주인공과 같이 결정할 수 있는 순간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곡성'의 영어 제목은 처음에 'THE WAILING'(통곡)이었다가 다시 'THE STRANGERS'(외지인들)로 바뀌었다.
외국어 제목이 변경된 이유에 대해 나 감독은 "별 거 없다. 이 제목 어떻겠냐 물어봐서 '그렇게 하세요'라고 말씀드리니 영화 제목이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벌써 제목이 3개가 됐다. 이쯤에서 더 늘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관계자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영화에서 배우들이 육체적으로 힘들 것 같다는 물음에 구니무라 준은 "극단적으로 힘든 작업이었다. 나 감독이 만족할 때까지 절대 용서하지 않아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자 나 감독은 "'준 상'을 비롯해 모든 배우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이를 재치있게 받아넘겼다.
이어 "여기에 참석하지 못한 배우와 스태프도 고생을 많이 했다. 그분들께 감사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한 프랑스 기자가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과 마찬가지로 '곡성'에서도 인물이 죽을 때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우연한 일치인지 한국적인 것인지 물었다.
나 감독은 "연상호 감독이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했는지 의견을 나눠보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관객들이 잊어버렸을까 봐 그랬다. 그게 답이다"고 웃었다.
나 감독은 "한국적인 종교의 색채를 담아내면서도 성경에 근거한 또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며 "이 영화를 볼 관객은 다양한 종교를 믿는 분들이라 생각하고 그분들의 종교적 입장에서도 받아들일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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