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문을 연 칠곡군 농업6차산업관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 농업을 작지만 강한(돈 되는) 산업, 미래 성장동력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시설의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인들이 교육을 통해 소득화 사업 방안을 체득하고, 농가와 지역이 가진 자원을 활용한 제품화와 고객 확보가 뒤따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농업6차산업관은 생산·제조·가공·체험·관광 마케팅을 아우르는 칠곡농업 소득화 사업의 컨트롤 타워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농업6차산업관 건립은 경북도 내에서 칠곡군이 처음이다.
◆농업인들의 농산물 가공 마인드 키운다
칠곡군은 대구와 구미 사이에 위치해 지역이 좁은데다, 가구당 평균 경지 면적이 1.1ha로 중소농이 대다수다. 품목은 많지만 특화된 농산물은 찾아보기 힘든 전형적인 다품종 소량생산의 근교농업 지역으로, 농업6차산업화를 통한 부가가치 향상 방안 마련이 어떤 지역보다 시급하다.
그렇지만 현실은 농산물 가공품 개발 및 상품화를 위한 지원시설이 전무하고 변변한 가공 특산품 하나 없다. 그나마 칠곡군농업기술센터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해왔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칠곡군 농업6차산업관 개관으로 이젠 사정이 달라지게 됐다. 이곳에서는 창업보육, 농산물가공 교육'기술지원'전문가 컨설팅, 지역 농'특산물 상품화를 위한 가공 기술 연구개발'마케팅 지원, 농식품 창업 지원 및 품질 향상'마케팅 등을 진행한다.
지금까지 칠곡군은 농업 산업화를 위해 4개 과정의 농산물가공 아카데미를 운영해 522명의 농업인 교육생을 배출했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차(茶) 제조에 필요한 이론이나 실습, 제과'제빵, 식초 제조 및 식초 활용 제품 개발, 식품 관련 법규 등 주로 취미 교육 수준이었다.
하지만 농업6차산업관은 다르다. 이른바 돈 되는 사업 교육을 한다. 이곳 다목적 교육관에서는 소규모 가공 창업교육, 칠곡형 6차산업 팜파티 과정, 농산물디자인 및 포장개발 과정 등 10개의 농산물 가공 및 창업교육이 진행된다. 또 영양 성분 분석, 품질검사 등을 통해 농가가 필요로 하는 표준화된 가공 시제품 생산과 가공 기술 전수를 위한 실습교육도 병행한다. 마케팅 및 창업 컨설팅, 각종 인허가, OEM 생산 및 유통판매업 등록 등 농산업과 연계된 다양한 지원사업도 한다.
◆농산물가공 시제품 생산 및 시험연구
농업인들은 교육 후 자신이 생산하는 농산물이나 관심 분야의 농산물 가공 또는 제조를 원하면 전문가 지도 등을 받아 농업6차산업관 2층에 마련된 제조'가공 공장에서 시범 제조'가공을 할 수 있다. 이후 보완과 평가를 거쳐 사업화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시범 생산에 필요한 시설과 기술이 없거나 고비용 때문에 농산물 가공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송동희 농업6차산업관 총괄 담당은 "최소한의 이용료로 농업인들이 부담 없이 이곳을 활용하도록 하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저장성, 가공 용이성, 기호 등을 고려한 가공 특산물 개발을 추진해 이미 참외국수와 벌꿀월병, 참외칩, 조청, 잼, 청국장환 등의 시제품을 만들어냈고, 가공 장비의 표준화도 이뤘다. 이 중 참외국수와 벌꿀월병은 제품 및 사업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마케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희망농가로 협동조합 형태의 사업단을 구성해 특화된 농산물가공 사업도 추진한다.
농산물가공품 시험연구도 빼놓을 수 없다. 전통주와 발효산업의 기본인 누룩을 우리나라 전통의 앉은뱅이 밀을 활용해 제조기술을 이미 규명했다. 딸기식초는 연구개발 중이고, 향후 재배 면적 증가가 예상되는 자두, 복숭아, 아로니아 등에 대한 가공품 개발도 추진한다.
이경숙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미래 먹을거리 산업의 화두는 발효다. 발효의 정수인 누룩, 그중에서도 앉은뱅이 밀 누룩 제조기술 규명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며 "이런 원천기술은 농업인들의 농업 소득화 사업 성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네트워크 마케팅의 구심점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교육받아 농산물 가공품을 만들었다면 소비자에게 잘 팔아야 돈이 된다. 농민은 뼈 빠지게 일하지만, 그 열매가 대형마트에 돌아가는 것은 이들이 마케팅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선 공급자가 소비자를 찾아가든, 소비자가 찾아와야 한다. 칠곡 농업인들이 농산물 가공품을 만들어도 특별한 인지도가 없는 이상 찾아줄 소비자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비자들이 이쪽으로 눈길을 돌리고 찾아오도록 해야 한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만이 그들을 이끌 수 있다. 칠곡군이 수년째 하고 있는 농산물 또는 농산물 가공품을 활용한 다양한 이벤트는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칠곡농산물'가공품 마케팅이 이제부터는 농업6차산업관과 연계한 소비자 네트워크 사업으로 진행된다. 농업6차산업관이 사업의 중심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올해로 4회째인 서울 청계천 농산물 직거래 장터,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장과 아카시아축제장 등에서 농'특산물 홍보 및 판매를 강화하고, 소비자 초청 직거래 네트워크 사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명사와 함께하는 둘목장터 같은 도시민과의 농촌문화 공간 공유를 통해 동질성을 확보하고 농산물 판매를 늘리는 방안도 확대 추진한다.
특색 있는 농가의 체험 마케팅 활동도 강화한다. 된장 만들기로 이름난 동명 태장고나, 팔공 허브랜드의 팜파티, 금남리 원스톱 김장김치체험 등 이미 자리매김한 농가를 롤모델로 벤치마킹해 체험 농가를 늘린다는 복안이다.
농산물 수확+가공+문화관광+향토음식체험이나,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한 농촌체험학습장을 이용한 도시소비자 초청 그린투어프로그램도 확대할 방침이다. 지역 식품업체와 연계해 1차 단순가공품 납품의 길을 모색해 안정된 판로 확보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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