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둥그레진 눈에 들어온 튀밥…"신난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 낡고 사라진 것들에 대해 추억하게 된다. 기억의 창고를 들추어 지난 일들을 돌이켜 생각하는 일은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그 같은 소소한 기억들이야말로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근원이기 때문이다.
좁고 긴 골목에는 늘 분주한 사람살이가 자리 잡고 있었다. 모퉁이를 돌고 돌아 조금 넓다 싶은 길가, 최고의 놀이터였던 구멍가게 앞에는 아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군침을 삼키거나 호기심으로 눈알을 굴리고 있었다. 사지도 않으면서 얼쩡거려도 나무라지 않았다. 요즘 같은 폼 나는 장난감 하나 없이도 아이들은 잘도 놀았다. 지금은 시간의 흐름 속에 사라진 풍경화가 되고 말았지만.
물질적으로 따지면 지금의 삶에 비교할 바 아니다. 하지만 그때 그 시절에는 자연을, 순리를, 인정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겼다. 가진 것을 나눌 줄 알았고, 이웃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를 오면 반겨 맞았으며, 어쩌다 별미라도 만들면 그릇에 담아 담을 넘겼다. 또한 빈 그릇을 돌려보내지 않았다. 과일 하나라도 담아서 되돌려주었다. 이따금 제사라도 지내면 한밤중이라도 삼이웃이 나누어 먹었다.
그 시절에는 골목이 옆으로 구불구불 이어졌다. 아침저녁으로 들고 나며 이웃끼리 인사를 주고받았다. 가끔 시장에 갈 때면 '뭐 부탁할 게 없느냐'고 물어서 대신 사다주기도 하였다. 즐거운 마음으로 심부름을 해주었고, 부탁한 이웃도 고마워하였다. 세월이 흘러서 지금은 골목이 아래위로 이어졌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닌다. 아침저녁으로 마주쳐도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 가진 것이 더 많고 배운 것도 더 많은데.
내 어릴 적 이야기다. '큰장', 지금의 서문시장을 그때는 그렇게 불렀다. 달성공원 담장을 따라 곧장 가면 장터에 이르렀다. 어머니를 따라 그곳에 가면 넘쳐나는 볼거리며 먹을거리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가게 앞에서 어정거리고 있으면 주인이 눈깔사탕을 손에 쥐여 주었다. 가마니에 든 고구마를 멍석 위에 쏟아부을 때면, 어른들 다리 사이로 몰래 집어 가마니에 쓱쓱 문질러서 먹기도 하였다.
◇1966년
▷김두한 의원 국회 오물투척=1966년 9월 22일 삼성그룹 계열사인 한국비료공업의 사카린 밀수사건에 관한 대정부 질의 중이던 국회 본회의에서 김두한 의원이 오물을 국무위원 및 장관들에게 투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 발족=한국과학기술연구소(Korea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KIST)가 1966년 2월 10일에 발족했다. 월남 파병의 대가 중 하나로 미국의 지원을 받아 설립했다.
▷석가탑서 다라니경 발견=1966년 석가탑 해체, 복원 공사 과정에서 제2층 탑신 중앙부 사리공에서 금강사리함과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발견했다. 다라니경은 8세기 초엽 목판으로 인쇄한 경문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인쇄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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