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전국위 보이콧…새누리 분당 위기

입력 2016-05-17 19:23:13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새누리당이 17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와 '김용태 혁신위'를 동시에 출범시키려 소집했던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4'13 총선 참패 후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하고, 비대위 체제 전환을 통해 당의 쇄신과 재건을 도모하려 했던 혁신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추인을 기다렸던 김용태 혁신위원장 내정자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마지막 혁신의 기회는 사라졌다"면서 위원장직을 내던졌다. 상임전국위'전국위 불발을 친박계 의도로 본 그는 "그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 없다"며 "새누리당 내에서 소멸해버린 정당 민주주의를 살리고자 국민들의 뜻을 모아 싸우겠다"고 했다.

앞서 친박계는 비대위와 혁신위가 강성 비박계 일색이라고 비판하고 나섰고 16일 친박계 당선자 20명은 "인선을 원점 재검토하라"는 내용의 연판장까지 돌리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친박계 한 의원은 "비대위 인선은 총선 패배 책임을 친박에 전적으로 돌린 꼴이다. 정 원내대표가 화합과 쇄신을 강조하면서도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인선을 단행해 정작 화합은 빼버렸다"고 했다.

비대위'혁신위 '투트랙 체제'를 통해 당의 혁신과 재도약을 주도하려 했던 정진석 원내대표의 앞날도 불투명해졌다. 당장 당안팎에선 정 원내대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총선 참패로 불어닥친 당의 위기를 '쇄신'과 '혁신'으로 수습하자고 총의를 모았으나 비상대책위원 인선'혁신위원장 선임을 두고 또다시 계파 간 충돌이 일어나면서 새누리당이 나아갈 길은 보이지 않는다. 위기상황 속 충돌이라 그 후폭풍의 여파도 가늠키 어려운 형국이다.

그나마 경선을 통해 지휘봉을 거머쥔 정 원내대표 체제가 이번 사태로 힘을 잃게 되면서 수습의 구심점도 사라졌다. 당 관계자는 "엄밀하게 말하면 정 원내대표는 아직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이다"면서 "당선자들로부터 선출돼 대표 권한대행직을 임시로 맡긴 했지만 비대위원장 추인이 불발되면서 이제는 (정치적으로는) 대표권한대행 자격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시기, 최고위원 경선, 20대 국회 운영 방향 등 주요사안도 당분간은 '올스톱'이 불가피하고, 추후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다시 소집하려고 해도 소집 주체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친박-비박 간 계파갈등이 최악의 경우 분당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