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봉 암석 강도 기준 못미쳐" 토석 육지 운반 사업비 증액 요구
울릉공항 건설공사가 대형 암초를 만났다. 공사 입찰 참가 의사를 밝힌 두 업체 모두 입찰 포기를 선언한 것. 활주로 건설을 위해 바다를 매립할 토석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해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기존 계약금액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이들 업체는 내렸다.
부산지방항공청은 17일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발주한 울릉공항 1, 2공구 건설공사와 관련, 지난 13일엔 포스코건설이, 16일엔 대림산업이 조달청에 입찰 포기서를 각각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0년까지 5천800여억원을 들여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앞바다에 공항을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 12월 입찰공고를 한 데 이어 다음 달 중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포스코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 참가 의향을 밝혔고 각각 입찰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최근 부산지방항공청 주재로 포스코컨소시엄과 대림산업컨소시엄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대림 측이 "토석을 채취해 공항건설에 사용할 가두봉 암석의 강도가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해 사실상 전량을 육지에서 운반해야 한다"며 사업비 증액을 요구했다.
중앙정부는 1년 전 포스코엔지니어링이 가두봉 지역 10개 지점에 대해 시추공을 뚫어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라 공항 건설에 필요한 매립토석은 인근 가두봉을 절취해 사용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가두봉에서 확보할 수 있는 양질의 피복석과 사석은 367만㎥로 공항건설에 필요한 352만㎥보다 훨씬 많아 따로 육지에서 운반할 필요가 없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울릉공항 건설은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위기에 빠졌다. 육지에서 필요한 피복석 등을 전량 운반하면 공사기간과 사업비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암석을 육지에서 실어온다면 공사비가 공구당 최소 300억원에서 많게는 4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산지방항공청은 대림과 포스코건설이 입찰에 불참하면 다음 달 중순쯤 재입찰 공고를 내고 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암석 재조사 등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아직 예산 증액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공사비를 늘리지 않고 입찰을 강행할 경우, 국내 건설사의 참여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울릉공항은 울릉읍 사동리 앞바다 23만6천655㎡를 매립해 50인승 내외 경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너비 30m, 길이 1천200m의 활주로와 연면적 3천500㎡ 규모의 2층짜리 여객터미널로 조성되며, 2020년 준공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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