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깬 부산, 신공항은 깨지 마라" 분노의 목소리

입력 2016-05-16 20:42:15

신공항 4개 시도 긴급회동…대구·경북·경남·울산·밀양 모임

부산시의회 이해동 의장을 비롯해 여야 시의원들이 가덕도를 방문해 신공항 유치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시의회 이해동 의장을 비롯해 여야 시의원들이 가덕도를 방문해 신공항 유치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경남'울산 등 영남권 4개 시도지사가 16일 갑자기 밀양에서 모이기로 한 까닭은 '부산의 도 넘은 공세에 대한 공분' 때문이다.

지난해 1월 '용역기관에 맡기고 유치 경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영남권 5개 시도지사의 합의를 깨고 부산 홀로 가덕도 유치를 주장하며 전방위로 좌충우돌하고 있어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4개 시도는 이날 긴급회의에서 ▷부산의 잇따른 돌출 행동에 엄중 항의'경고하고 ▷중앙정부의 흔들림 없는 사업 추진 등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임은 갑작스러운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지난주에 4개 시도지사가 회동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4개 시도지사가 계속 물밑에서 조용히 의견을 나누며 협력해 왔지만 부산의 '합의 위반'이 너무 심해 나서게 됐다는 설명이다.

4개 시도 한 관계자는 "할 말이 없어서, 후보지에 대한 의견이 없어서가 아니라 유치 경쟁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지키고, 갈등'대립 국면으로 표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침묵을 지켰다"며 "이런 모양새(부산과의 대결 양상)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부산의 유치전 때문에 혹시나 정치적 외압이 작용해 용역이나 중앙정부가 영향을 받을까 봐 4개 시도지사가 함께 목소리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신공항 입지는 거리, 성격, 규모 등 영남권 모든 시도가 인정하는 합리적'객관적이고 최상의 입지로 공정하게 결정될 것이라 확신하지만 부산의 지나친 유치전 탓에 용역 결과가 왜곡되거나 신공항 사업 자체가 다시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긴급회동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4개 시도가 이날 모임을 통해 노리는 것은 ▷부산에 대한 '고립화' 경고 ▷용역기관 공정성 유지 ▷중앙정부 계획'원칙대로 사업 추진 촉구 등 크게 3가지다.

특히 '부산이 합의 위반을 하고 있는데 정부는 왜 가만히 있느냐' '만약 또다시 무산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항의성 집단행동이기도 하다.

4개 시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영남권 5개 시도 합의를 해달라고 해서 합의를 했고, 그중 한 특정 지방자치단체가 홀로 합의를 위반하고 판을 깨는 행동을 계속 하고 있는데도 가만히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영남권 지자체들의 합의와 약속을 깨고 돌출행동을 이어가는 부산을 더 이상 좌시해선 안 된다"고 했다.

4개 시도는 부산이 특정 후보지인 가덕도를 전면에 내세워 유치전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가덕도와 밀양은 물론 다른 후보지도 함께 두고 용역을 진행 중인데 부산이 '밀양은 안 되고, 무조건 가덕도'를 주장하며 양자 구도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4개 시도 관계자는 "부산이 판을 깨기 전에 위험한 질주를 막고, 4개 시도의 뜻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 긴급회의를 갖게 됐다"며 "부산의 막무가내식 유치전을 제재하지 못한다면 4개 시도가 힘을 모아 중앙정부를 상대로 한 공세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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