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 비대위장, 혁신위장 충청 출신 與 수뇌부 대거 포진…반 총장 방한과 맞물린 포석?
4'13 총선 참패로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들이 대다수 힘을 잃은 상황에서 여권이 충청권 대망론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대통령 비서실장,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혁신위원장 등 여권 수뇌부를 모두 충청권 출신들이 장악, 새누리당 일각에서 제기됐던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발 '충청 대망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청와대는 15일 충북 제천 출신으로 3차례나 충북도지사를 역임, 충청권의 대표적 명망가로 친화력이 뛰어난 이원종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고, 새누리당은 대전 출신으로 대전고를 나온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에 선임했다. 여기에 최근 선출된 여당의 임시 지도부인 비대위원장에 충남 출신의 정진석 당선자가 포진했다. 또 차기 전당대회까지 당의 살림을 책임지면서 당연직 비대위원으로도 활동할 홍문표 사무총장 대행도 충남 홍성'예산에서 내리 3선을 한 충청권 대표주자 가운데 한 명이다.
이에 대해 경북의 한 중진 의원은 "현재의 권력구도로만 볼 때 여권이 충청 대망론의 사전 포석을 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론을 해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반 총장이 이달 말 방한하기로 해 정치권 일각에서 여권의 '반기문 띄우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달 25일 방한예정인 반 총장은 작년 5월 세계교육포럼 참석 등을 위해 입국한 지 1년 만에 25일 제주에서 열리는 제주포럼 참석을 시작으로 6일간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반 총장은 이달 30일 경북 경주에서 개막하는 '유엔 공보국(DPI) NGO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한편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를 면담하고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하기로 해 자연스럽게 대구경북(TK) 민심잡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의 방한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일부 충청권 인사 등은 충청 대망론과 반기문 띄우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새누리당 충청 출신 친박 인사인 정우택 국회의원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우리 충청도민들이 이제는 충청도가 정치의 주축이 됐으면 좋겠다는 인식들을 많이 갖고 있다"며 충청권 대망론에 불을 지폈다. 그는 "우리 당으로서는 반기문 총장님에 대한 기대를 많이 갖고 있다. 대망론이라는 게 (반 총장) 한 사람만 갖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 만큼 충청권에서 적어도 두세 사람이 (대권 주자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도 같은 날 라디오방송에서 "외부의 사람을 모셔와 우리 당의 대권후보로 옹립할 수 있다"고 말해 반 총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됐다.
이처럼 충청 대망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반 총장은 여전히 각종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선두권을 나타내고 있다.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낙선으로 힘을 잃은 상황에서 유력한 대선 주자가 없는 친박계도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을 대안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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