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개입한 조직적인 도핑으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가 최소 15명에 달한다는 핵심 관계자의 폭로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소치 올림픽 기간에 러시아 반(反)도핑기구(RUSADA) 모스크바 실험소장이었던 그리고리 로드첸코프는 이 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약물 제조부터 소변 샘플 바꿔치기까지의 전 과정을 폭로했다.
로드첸코프 전 소장은 수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금지된 스테로이드 3가지를 섞은 혼합제를 직접 개발했으며 이를 러시아 체육부에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 혼합제는 강훈련에 지친 선수들을 빠르게 회복시켜 며칠간 최고조의 컨디션으로 출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빠른 흡수와 체내 잔류기간 단축을 위해 위스키나 마티니 같은 술에 섞어 선수들에게 줬다고 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팀 선수 14명과 금메달을 딴 봅슬레이 선수 2명 등 최고 스타 선수들도 연루됐다고 로드첸코프는 주장했다.
소치 올림픽에서의 약물 부정은 치밀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2013년 가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으로 보이는 남성이 실험소에 와 도핑검사를 위한 소변 샘플 보관용 병의 마개 잠금장치 수백 개를 가져 갔다. 올림픽 개최를 몇 주 앞두고 이 남성은 돌아와 봉인된 병을 여는 방법을 시연했다.
로드첸코프는 체육부 관리로부터 샘플 바꿔치기를 해야 할 선수들의 이름과 그들의 7자리 샘플 코드 번호를 담은 명단을 건네받았다.
밤마다 그는 샘플 보관소에 있는 동료로부터 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의 소변 샘플을 넘겨 받았다. 어두컴컴한 바로 옆방에서 대기하며 손 크기의 작은 구멍을 통해 넘겨받은 것이다.
정보요원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이 병을 넘겨주면 몇 시간 후에 '깨끗한 소변'이 채워진 병이 되돌아왔다. 수개월 전 채취해둔 샘플이다.
이런 식으로 올림픽 기간 폐기된 실제 소변 샘플은 100개에 달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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