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9,400만원 딸은 4,200만원…퇴직금 사용 11% 대출도 12%나
지역 중소기업에 근무하다 올 초 은퇴한 김성수(가명'56) 씨는 현재 '파산' 상태다. 김 씨는 60세 퇴직을 예상했지만 5년이나 앞당겨지면서 상황이 난감해졌다. 김 씨가 당장 꺼야 할 급한 불은 생활비다. 회사를 나오면서 2억원가량의 퇴직금을 받았지만 지난달 아들의 결혼자금으로 모두 써버렸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노후자금 마련은 꿈도 꾸지 못했다"는 김 씨는 "국민연금이라도 받아야 하는데 64세부터 수급할 수 있어 앞으로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할지 울고 싶은 지경"이라고 했다.
최근 '노후 파산'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녀 결혼이 노후 파산의 중요한 원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있는 부부의 경우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으로 노후 필요자금을 준비하지 못한 가운데 자녀의 결혼으로 노후자금의 절반 이상을 써버려 노후 준비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를 결혼시키면서 평균 약 1억3천만원을 지출했고, 이로 인해 노후자금의 절반 이상을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를 결혼시킨 경험이 있는 1천5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자녀가 모두 결혼한 부모는 총결혼비용으로 평균 1억2천506만원(평균 자녀 수 2.2명)을 지원했다.
자녀 1인당 평균 결혼자금 지원액은 아들은 9천400만원이었고, 딸은 4천200만원이었다. 아들의 결혼 지원금이 딸의 2배를 훨씬 넘었다.
부모는 자녀의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대부분 '예'적금'(93%'복수응답 허용)을 활용했으며, 퇴직금 사용(11%), 개인연금'보험 해약(5%), 거주주택 처분(5%) 등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자녀 결혼자금 지원을 위해 빚을 내는 경우도 12%나 됐으며, 미혼 자녀를 둔 부모도 23%가 '필요하다면 빚을 내서라도 자녀 결혼자금을 도와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렇게 사용된 자녀 결혼비용은 부모가 모은 노후자금의 55%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자녀 결혼에 노후자금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녀가 모두 결혼한 부모의 75%는 '자녀 결혼자금 지원으로 노후 생활에 무리가 간다'고 응답했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50, 60대 부모는 과거보다 노후 기간이 2, 3배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자녀 결혼비용 지원과 규모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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