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영 선생님의 어린이 글쓰기 교실] 좋은 글감을 찾는 가장 확실한 비법

입력 2016-05-11 18:43:12

글감이란, 글의 내용이 되는 재료를 말한다. 소설에서는 소재, 논문의 경우는 자료, 문장 일반에서는 재료 또는 화제라고 한다. 여기서는 이것을 통칭하여 '글감'이라 부르겠다.

사실, 글감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경험, 사색, 읽기(신문, 잡지, 책, 인쇄물 등), 듣기, 말하기(대화), 관찰, 실험 등이 그것이다.

이번 시간에는 필자가 쓴 장편역사동화 '모래소금'에서 글감 찾은 과정을 소개하겠다.

신문을 보다가 '안동 간고등어'를 다룬 기사에 눈길이 쏠렸다. 우리가 즐겨 먹는 간고등어에 역사가 담겨 있다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다. 옛날에는 등짐장수들이 고등어를 지게에 지고 영해에서 안동으로 옮겼다. 발 빠른 등짐장수라도 100리가 훨씬 넘는 길은 하루 만에 이동할 수 없었다. 영해에서 출발한 등짐장수들은 안동 근처에 있는 쳇거리장터(지금의 임하)에서 하루를 머물렀다. 이곳에서 고등어에 소금을 뿌려야 했다. 하루가 지나면 생물인 고등어가 상하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바로 '안동 간고등어'가 가진 역사였다.

'그래! 이거야.'

필자는 그때부터 안동 간고등어에 대한 자료를 모았다. 조선시대의 의식주, 화폐, 경제, 장터 등…. 조사할 게 꽤 많았다. 특히, 옛날 등짐장수들이 다녔던 길을 정확히 알고 싶었다. 대동여지도를 펴놓고 당시 그 길을 찾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옛길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문경에 있는 옛길박물관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설명을 들었다. 거기서 옛길에 관한 새로운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러던 중 뭔가가 머리를 꽝 치면서 지나갔다.

"네? 동해에서 소금을 만들었다고요?"

소금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였다. 옛길은 모두 '소금길'이었다. 장편역사동화 '모래소금'은 이런 계기를 통해 세상에 빛을 보았다.

'모래소금'의 글감은 '조선시대 소금의 제조 방법'이다. '모래소금'에서 글감 찾은 과정을 살펴보면 특별한 게 하나도 없다. 안동 간고등어는 '신문'에서, 조선시대 생활상 같은 자료는 '책'에서 찾았다. 옛길은 대동여지도를 보며 익혔고, 조선시대 소금 제조법을 찾은 아이디어는 '대화'를 통해서였다. 나머지 자료와 시대 배경 역시 책에서 찾았다.

성실한 작가는 기본에 충실하며 부지런히 자료를 수집한다. 주변에 있는 사물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누구나 좋은 소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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