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만나고 도정 꼼꼼히 챙기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빡빡한 일정
신도청시대를 이끌고 있는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김 도지사의 하루는 25시간이라도 모자랄 정도로 빠듯하다. 도민들을 만나고, 도정을 살피는 업무와 함께 관광명소가 된 신도청을 찾는 관광객들 청사 안내에다 기념사진 모델까지, 그야말로 그는 도민 속으로 더욱 깊숙이 다가가고 있다. 가정의 달 5월 연휴 시작 하루 전날이었던 4일 김 도지사의 하루 일정을 따라나섰다.
◆아침부터 바쁘다
#오전 6시.
김 도지사는 아침 6시면 어김없이 잠에서 깬다. 밤늦게 집으로 올 때도 많지만 건강을 위해 하루 6시간 이상 잠을 자려고 노력한다. 매일 1시간씩 아침운동도 거르지 않는다. 그 사이, 부인 김춘희 여사는 남편을 위한 건강식을 만든다. 위에 부담을 덜 주면서 건강에 좋은 현미'찹쌀'인삼'꿀 등을 넣어 갈아 만든 선식이다. 김 여사는 남편의 건강을 위해 먹거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해마다 된장, 오미자, 매실 효소도 직접 담근다. 김 도지사의 건강 비결은 아내의 지극한 내조에 있다.
#오전 7시 50분.
아침 신문을 읽고 출근을 위해 관용차에 오른다. "오늘도 힘내요!" 부부는 다정한 인사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날 그는 도청으로 바로 가지 않고 신도시를 한 바퀴 돌아봤다. 아파트, 오피스텔 등이 점점 높아지고 도청 주변 상가들도 하나 둘 입점하고 있다. 천년숲 입구에서 내려 도청까지 걸어서 간다. 비가 온 뒤라 풀과 나무들이 생기를 찾고 있다. 걸으면서도 온통 신도시 발전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오전 8시 30분.
집무실에서 녹차 한 잔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주요 일정에 대해 보고부터 받는다.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평소보다 일정이 빡빡하다. 곧이어 각 실'국'본부에서 올라온 서류를 검토한다. 결재할 때 사뭇 다른 모습이다. 꼼꼼히 챙기고, 확실하게 추진하는 행동과 목소리에 힘이 넘친다.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강하게 질타한다. 리더로서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김 도지사는 "도청 이전은 단순한 행정기관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문화'역사'혼이 함께 옮겼다는 의미다. 이 의미를 도청 공무원들이 먼저 알고, 경북의 정체성과 지역'국가 발전에 한몫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빡빡한 낮 일과
#오전 9시.
이날 첫 업무는 '제66차 UN NGO콘퍼런스 추진상황 보고회'다. NGO콘퍼런스는 UN이 해마다 공식적으로 열고 있는 세계 최고 권위의 시민사회회의로 전 세계의 NGO리더들이 인류가 나아갈 길을 논의하는 자리다. 오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경주 하이코에서 열린다.
이 콘퍼런스에는 세계 100여 개국의 NGO 대표, UN 고위각료 등 2천600여 명이 참가한다. 대규모 행사다. 경주 행사는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최초로 유치해 더욱 의미가 깊다. 이번에는 특별 세션으로 경상북도의 새마을운동이 추가된다. 이미 UN의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실천과제로 채택됐으나 다시 한 번 정식으로 국제사회에 소개하는 의미를 지닌다. 그는 보고를 받은 후 "반기문 UN 사무총장, 황교안 국무총리 등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만큼 보안을 더욱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
#오전 10시.
김 도지사는 이날 청년들의 해외 취업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경북도립대학교 '학교기업 라오닐' 도장기술센터를 찾았다. 2006년에 설립된 라오닐은 자동차'바이크'보트'소형항공기 등의 도장(페인팅) 기술로 해마다 5억원의 매출과 1억2천만원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8년 연속 우수학교기업, 지난해는 최우수 학교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졸업생의 취업률도 90% 이상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이제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호주 등에는 많은 일자리가 있다. 기능과 언어만 해결되면 세계 굴지의 기업을 이끄는 인재로 거듭날 수도 있다"고 했다. "학생들의 어학연수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경북도가 예산 등을 지원하겠다"고 학교 관계자들에게 주문'약속했다.
경상북도는 '일취월장-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취직시키고 월급 받아 장가'시집보내자'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전국 최초로 청년취업과를 신설했다. 또 '1사(社)-1청년 더 채용하기' 범도민 운동, 청년 CEO양성, 해외취업 활성화 등의 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북청년 해외취업 지원사업'은 19~34세의 청년을 대상으로 120명을 선발해 항공료, 보험료, 현지 정착비 등 한 사람당 200만~300만원을 지원한다.
◆손잡고 보듬는 도지사
#오전 11시.
도청으로 돌아온 김 도지사는 안민관 1층에서 관광객들과 기념촬영하고, 북다방에 들러 도민들과 인사를 나눈다. 도청신청사에는 지금까지 약 37만여 명이 다녀갔다. 지난 연휴 동안에도 2만6천111명이 찾았다. 이처럼 도청이 전국에서 보기 드물게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것은 단순한 행정청사가 아니라, 경북의 혼을 담아내기 위해 청사 내'외부 건축부터 미술품과 인테리어까지 하나하나 세밀히 챙겼던 그의 노력이 빚은 결과다.
관광객들과 대화하기를 즐기며 그들의 작은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김 도지사는 '백성이 곧 하늘'이라는 믿음으로 도민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유일무이한 6선 단체장, 22년 지방자치의 산 증인,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 담긴 소통이라고 한다.
#오후 1시 50분.
김 도지사는 이날 도청신도시에 들어선 풍천풍서초등학교를 찾아 가정의 소중함과 스승 존경 사회풍토 조성을 위해 일일 미술 선생님이 됐다. 그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에 대한 사랑과 소중함을 많이 생각하고, 밝은 마음으로 색칠해보세요"라며 직접 몇몇 학생의 채색을 도와주었다. 특히 지체장애를 지닌 성민수(12) 군에게 다가간 그는 같이 손을 잡고 가족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색칠하는 자상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 도지사는 어릴 적 꿈은 화가였으나,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끼니 걱정을 할 정도의 가난한 환경 속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학비가 싼 사범학교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는 화가로서 못다 이룬 꿈을 새천년 명품 신도청에 투영했다. 그는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한옥청사를 건설했고 청사 내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 미술품, 나무 한 그루조차 기품과 조화를 이뤄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교육자로 첫발을 내디뎠던 만큼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그의 철학 및 아동복지를 향한 열정은 도정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것을 먹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전국 최초로 친환경 농축산물 학교급식을 했다. 그의 아들이 어린 시절 아토피를 앓아 고생했다고 한다. 또, 전국에서 유일하게 다문화가정을 위한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 가족공동체 회복과 경북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할매할배의 날 제정, 밥상머리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도청 성공 위한 분주한 발걸음
#오후 3시.
'제284회 경북도의회 임시회 폐회식'에 참석한 김 도지사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도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도정에 협조를 당부하고 나선다. 신도청시대 경북의 고른 발전을 위한 예산집행과 도정에 적극 협조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아 보낸다. 폐회식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온 그는 밀린 결재 서류를 챙긴다.
#오후 5시.
새마을광장에서 열린 '제54회 경북도민체전 성화합화식'에 참석했다. 경주 토함산'도청 뒤 검무산'안동 학가산 등 세 곳에서 채화된 성화를 합화해 안치하는 행사다. 신도청시대를 맞은 이후 처음으로 가지는 도민체전이다. 특히, 도청이 옮겨온 안동에서 가지는 체전이 도민화합과 신도청의 성공 정착을 이끌 수 있도록 기원한다.
신도청 경북시대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며 성화를 점화하는 그의 표정이 진지하다. 이날 전국적으로 강풍이 불어 성화가 꺼질까 봐 많은 사람이 걱정했지만 무사히 행사를 마쳤다. "신도청시대 처음, 그리고 체육회 통합 이후 처음이기에 이번 도민체전은 도민화합과 단결의 의미가 더욱 크다"고 그는 말했다.
#오후 6시.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다. 직원들이 퇴근 후 여가를 즐기는 주민복지관과 공연장 지하 동아리방을 찾아다녔다. 주민복지관 내 헬스장, 당구장, 탁구장, 산소방 등 직원들이 여가를 건전하게 보내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그는 시설 확충에 많은 신경을 썼다. 도청이전과 동시에 가족과 떨어져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이기에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도록 독려하는 것은 원활한 도정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그도 시간이 나면 틈틈이 그림을 그리거나 서예를 한다고 한다. 경북도청에는 41개의 취미클럽이 있으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매월 1회 정도 '취미클럽 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오후 8시.
하루 일과가 모두 끝났다. 오늘도 별 탈 없이 도정을 수행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경북도가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과 역할에 최선을 다한 하루였다고 했다.
가로등 불빛이 환하게 밝혀진 신도시 경북대로를 따라 퇴근하는 그의 마음이 뿌듯한 듯했다.
"오늘도 도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했다"는 자부심 때문이라고 했다.
젊은 사람도 힘에 부칠 만큼 고된 일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밀려드는 업무에도 웃음과 여유를 잃지 않았다. 긍정의 기운과 추진력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하루 종일 따라다닌 그에게서 받은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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