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의회 의장 20명, 도민체전 내빈석 안 간 이유는?

입력 2016-05-09 19:51:25

경북도 홀대에 체육복 입고 입장 "의장협의회 때 지사·간부 불참 道 행사 소개도 안 해"

경북도 내 23개 시'군의회 의장들이 경북도 주최 도민체전 개회식에 집단 불참했다. "그동안 경북도가 시'군의회를 너무 홀대했다"며 이례적으로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6일 안동에서 열린 도민체전 개회식 대회장 내빈석엔 23개 기초의회 의장 중 단 3명만 앉았다. 나머지 20명의 시'군의회 의장들은 체육복을 입고 선수단과 함께 운동장으로 입장했다. 이들은 이에 앞서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북도민체전 환영 리셉션에도 불참했다.

이들의 집단행동은 4일 성주에서 열린 의장협의회 제243차 회의에서 결정됐다. 당초 3월 10일 열린 경북도청 개청식에 단체 불참하려다, 이번 도민체전을 보이콧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보이콧 분위기를 감지한 경북도는 5일 의장협의회 측에 도민체전 참가를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이날 단체행동은 시'군의회 무시에 대한 조직적 항의라고 의장협의회는 밝혔다. 지난달 울릉에서 처음 열린 전국 시'군'구의회 의장협의회에 김관용 도지사는 물론 경북도 간부가 단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 전국의장협의회 행사엔 개최지 광역단체장이나 광역단체 간부가 방문하는 게 관례다.

의장협의회 측은 "경북도가 각종 행사 참석을 요구해 가보면 소개는커녕 자리 하나 없는 등 우리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다. 신청사 개청식 때는 도내 23개 시'군의회 의장을 대표하는 의장협의회장 자리도 없었다"며 "경북도가 필요할 때는 의장협의회를 '도내 4대 기관'이라 치켜세우지만, 실상은 무시 그 자체"라고 발끈했다.

의장협의회 측은 시'군에 대한 경북도의 재정 지원도 비협조의 연속이라고 주장했다. 의장협의회가 김 도지사와 경북도를 찾아가 유해조수로 어려움을 겪는 도내 농가에 대한 도비 지원을 50%까지 늘려달라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검토해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지원 비율은 여전히 10~20%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철우 의장협의회장(울릉군의회 의장)은 "도지사가 시'군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 경각심을 주고자 행동에 나섰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김호진 정책기획관은 "도비 지원 등은 법규에 제약이 있어 경북도가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며 "오해가 있는 부분은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