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이 가까운 줄 알았는데 멀어, 멀어!"
1965년 5월 6일 화가 박수근이 숨을 거두며 남긴 마지막 말이다. 그는 가난하고 어려운 시대를 살았다. 부친의 사업실패로 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가난과 싸우며 독학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했다. 12살 때 책에서 밀레의 을 보고, "하나님 저도 이런 화가가 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한다. 천부적인 소질을 타고났을 뿐, 천재들에게 흔히 보이는 정열과 광기, 드라마틱한 삶의 여정이 그에게는 없었다. 평생을 가난 속에서 살며 정직하고 우직하게 그림만 그렸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질박한 삶이 묻어난다. 행상 등 가난한 서민들과 일하는 여성을 주로 그렸다. 그리고 끝내 지긋지긋한 가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더없이 다정한 남편이었고 자상한 아버지였지만, 가난 탓에 아들을 잃고 화가에게 생명과 같은 눈도 잃었다. 천재 화가 박수근은 그 시대 보통 우리 아버지들의 비참한 삶을 온몸으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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