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이 되면서 공연 관련 소식이 늘어나고 있다. 저마다 가족과 함께 관람하기에 적당한 공연을 찾고 있는데, 그 조건은 무척 까다롭다. 당연히 좋은 공연이어야 하며 재미도 있고 이왕이면 가격도 저렴한 그런 공연 말이다. 참 어려운 조건이다. 하지만 공연을 제작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렇게 완벽한 조건으로 만들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어 한다. 결과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완벽하지는 않을 수 있지만, 공연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선을 다해 공연을 만든다.
하지만 관객들 중 그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필자 또한 성악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에 오페라 공연을 하러 다니면서도 어떻게 무대가 준비되는지 잘 몰랐다.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하면 이렇다. 리허설이나 공연을 위해 우리는 무대에 모이게 된다. 하지만 그 장소에 있는 모든 것은 이미 공연을 위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원래 그런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누가 이런 무대를 준비했는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이렇게 훌륭한 무대가 준비되었는지 크게 관심이 없었다. 차라리 무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몰랐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지금도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 예술가들과 학생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도 역시 무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모두들 자신의 전공 분야에만 관심이 있고 거기서 파생되는 주변 분야에 대한 관심은 적기 때문이다. 아니면 전공 분야 외에는 잘 가르쳐 주지 않는 대학의 커리큘럼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미국에는 파슨스 디자인 스쿨이라는 곳이 있다. 세계 3대 패션 스쿨로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곳일 것이다. 지인을 통해 이곳의 커리큘럼에 대해 들은 적이 있다. 이 패션디자인 스쿨은 당연히 패션디자인에 대한 전문적인 영역을 가르친다. 하지만 우리들의 대학 교육과 조금 다른 것이 있다. 그것은 학생들이 고학년이 되면 패션디자인 분야에서 파생된 영역들을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단을 감별한다든지 패션쇼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법을 공부할 수 있게 강의들이 개설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재능은 있지만 모두가 디자이너가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졸업 후 새로운 길을 걷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우리 예술 교육도 조금은 변화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을 전공한 학생이 졸업 후에 모두가 음악가가 될 수는 없고, 무용이나 연기를 공부한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학 시절 수업 선택의 폭이 조금 더 넓어진다면, 본인이 좋아하는 예술과 그곳에서 파생된 일을 하며 지금보다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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