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맺은 중국 유학생 25명 "니 하오, 할매할배!"

입력 2016-05-03 22:30:02

포항 기계면 봉좌새마을 이색 캠프 옌볜대학생과 할매할배 손주맺기

포항시 기계면 새마을기념관을 방문한 옌볜대학교 재한 유학생. 봉좌새마을 제공
포항시 기계면 새마을기념관을 방문한 옌볜대학교 재한 유학생. 봉좌새마을 제공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간 포항시 기계면 '봉좌새마을'이 "니~하오" "씨에씨에" 등 중국말로 한바탕 시끌벅적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재한 중국옌볜대학교 유학생 25명이 동네를 찾아 이 마을 어르신들과 '할매할배 손주맺기 니하오 캠프'를 열었다. 새마을 공동체이자 포항 관광코스로 떠오르고 있는 봉좌새마을이 지난해부터 마련한 한'중 민간교류행사이다.

지난달 30일 동대구역에 집결한 중국 유학생들은 봉좌새마을에서 준비한 관광버스로 가장 먼저 포항시 기계면 문성리 새마을운동발상지 기념관에 들렀다. 유학생들은 우리나라 새마을운동에 대해 설명을 듣고 새마을운동을 모델로 중국에서 한창 진행 중인 신농촌운동을 떠올리기도 했다. 또한, 봉좌새마을의 자랑인 포항승마공원에서 당근 말먹이주기체험과 선비승마교실을 체험하기도 했다.

이번 캠프의 하이라이트는 이날 저녁 열린 손주맺기 행사. 먼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행운함에서 번호를 먼저 뽑아 손주를 기다리고, 이어 재한 옌볜대학생들이 일치하는 번호를 찾을 때면 환호와 손뼉을 치며 서로 얼싸안았다. 이어 유학생들이 미리 준비한 돋보기를 선물하고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업고 식장을 한 바퀴 돌며 흐뭇한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다음 날 유학생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봉계1리 경로당에 모여 화전을 부치고 봄나물 비빔밥을 나눠 먹었다. 이어 어르신들과 유학생들은 손에 손을 잡고 봉계수변공원과 분옥정을 돌며 산책하기도 했다.

이번 캠프에 참가한 장샤오부오(21'여) 씨는 "할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할머니의 정을 직접 느껴 보지 못했지만 이번 캠프를 통해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중국에 계신 부모님께 어제저녁에 자랑했다"고 했다.

학생들을 인솔한 추이위리엔(32'조선족) 옌볜대 대외협력팀장은 "캠프를 준비해준 박용해 대표와 행사를 후원한 포항시'포항상공회의소에 감사드린다. 우정의 표시로 어르신들에게 백두산 관광을 시켜 드리겠다"고 했다.

봉좌새마을은 지난 2001년 기계면 문성'고지'봉계리 350여 가구가 참여하는 마을주민공동체로 단체숙박시설과 교육장 등 편의시설을 마련하고 공동농장'승마체험장 등 다양한 체험 행사와 도농교류센터를 운영해 왔다. 지난해엔 제2의 새마을운동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나갈 '농어촌인성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학생들의 수학여행과 직장 단위 연수 등 마을체험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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